선거구민 서울 안오기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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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4일간진해에 머무른 뒤 9일 낮11시 반 승용차로 서울로 향한 박정희 대통령내외는 부산에 들러 4·19전후 군수기지사령관시절에 잘 다니던 부산의 동래구청 맞은편 갈빗집에서 점심을 들었다.
정해식 경남지사 내외와 점심을 들다 이 집주인의 인사를 받은 박 대통령은 『요즘 장사가 잘 되느냐』『10년 전에 비해서 어떠냐』고 물었으며, 올라오다 구미 못 미쳐 칠곡군 북삼면에선 고속도로변에 진달래와 철쭉꽃을 심는 인부들을 보고는 잠시 차를 멈춰 얘기를 나누기도.
또 추풍령에서 박기석 도로공사사장을 만나 『고속도로상의 사고원인을 철저히 분석해서 인명피해가 안 나도록 예방대책을 세우라』고 당부했다.
김홍일 당수주선으로8일 밤 세종 「호텔」모란 실에서 열린 신민당의 각파대표자와 당직자회의는 4시간동안 열띤 토론도 있었지만 『전당대회를 조용히 치르도록 하자』『그러기 위해 이런 모임을 자주 가지자』는 것이 그 성과의 전부.
회의첫머리에선 두 차례나 유회 된 철원지구당개편대회사건을 놓고 김대중씨와 이철승씨가 1시간동안이나 말다툼을 했다.
발단은 김씨가 『오늘도 철원에 갔다가 또 허탕을 치고 왔는데 대의원을 납치해서 대회를 못하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이씨에게 항의한데대해 이씨는 『당신 네 파에선 곳곳에서 분쟁을 일으켜 대회를 방해하면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 또 대회 유회가 내 책임이냐』고 맞서 따지고 든 것.
과열경쟁을 둘러싼 두 사람의 논쟁은 이런 경쟁 속에서야 전당대회를 할 수 있겠느냐는 대회 연기론으로 발전, 박병배 씨 같은 이는 『김 당수만 남겨두고 당직자전원이 사표를 내서 새로 체제를 짜는 것으로 전당대회를 대신하자』는 「아이디어」로 까지 비약. 대회연기주장에 대해선 김영삼·김재광 씨가 강력히 반대해서 더 거론되지 못했지만 비주류 쪽에선 연기에 동조할 듯한 눈치였다고.
새마을운동과 관련해서 공화당의원들은 요즘 「지구당의 자주관리」라는 색다른 운동을 벌이고 있다.
북 제주 출신인 홍병철 의원의 경우 8대 국회에 진출한 이래 10개월 동안 선거구민4천명이 상경했고 공사간 청탁이 7백 건에 이르러 이를 시정키위해 제주시에 있는 지구당사무실에 민원 「센터」를 설치하여 선거구민의 「서울 안 올라오기」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 공화당의 다른 의원들도 「선거구민 여비 안 보태주기」 「집에서 안 만나기」운동 등을 벌이면서 인접 구 의원들의 호응을 부탁하고 있다고.
한 원내간부는 10일 『공화당에서는 선거구민을 많이 만나는 S의원의 경우 하루면담자가2백 명에 이른다더라』면서 『그런 의원이 선거구민과의 서울면담을 계속하면 이웃지구 의원도 모두 별 수 없이 선거구민을 안 만날 수 없으니 의원들이 단합해서 추진해야 실효를 거둘 것 같다』면서 『유권자에게도 계몽을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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