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안내원|숭전 대서 조사한 그들의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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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버스」안내원에 관한 각종 문제가 여러 번「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하곤 했으나 그 문제들은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다. 「삥땅」·몸수색·불완전한 숙소·과로·직업병·검사원 승차 등 각종 악 조건 속에 어린 안내원들은 여전히 시달리고있다. 다음은 숭전 대학교 「밀알회」에서 71년12월 서울시내「버스」안내원 3백명을 상대로 조사한 실태보고서 내용이다.

<조사대상>조사대상이 된 3백명은 35개 입·좌석 「버스」회사의 안내원들로 평균나이는 19세, 16세 이상에서 23세까지 있다. 학력은 국졸 52%, 중졸이나 중퇴 43%, 고졸이나 중퇴 3%이다. 출신 도는 전남 21%·충남 16%·전북 14%·강원 12%· 충북 12%·경북 9%·서울 6%·경기 6%·경남 5%의 순서이다. 종교는 불교 25%·기독교 14%로 나타나있다.

<가족관계>부모생존 68%, 모만 생존 23%, 부만 생존 5%, 부모별세 3%이고 가족 수는 평균8명이다.
대부분 부모가 생존해 있으면서도 대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업조건>일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19시간, 휴무는 하루걸러 30%, 이틀에 한 번 48%, 사흘에 한번 22%이다.
임금은 평균 1만5천원∼1만6천원인데 좌석「버스」의 경우에는 1만4천원∼1만6천원사이가 44%로 가장 많고 입석「버스」는 1만원∼1만2천원사이가 39%로 가장 많다. 좌석「버스」안내원의 임금이 훨씬 높아 1만8천원∼2만원사이가 14%나된다(입석「버스」는 2%). 봉급의 용도는 집에 송금 36%·저금 54%등이다. 생리휴가는 21%만이 있다고 대답, 안내원과 회사간의 근로조건계약서는 33%만이 서명했다고 대답하고 있다.

<건강>61%가 건강진단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으나 병을 갖고 있다는 안내원이 65%나 된다. 가장 많은 병은 무좀·동상·위장병의 순서이다.

<직업관>안내원이란 직업에 대해서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다」 54%, 「부끄럽게 여긴다」 25%, 「돈만 벌면 된다」 14%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승객과의 관계>「버스」안내원의 승객에 대한 불친절에 대해서는 말이 많은데 그들 자신은「친절하고 싶으나 잘 안 된다」(65%)고 말하고 있다. 「이런 대우로는 친절한 마음이 나올 수 없다」 16%, 「손님에 관심이 없다」 7%, 「개인적 불만이 손님에게 터지는 것 같다」 7%등의 대답도 있다.
이들은 특히 학생들과의 사이가 나쁘다고 털어놓고 있는데 대학생에 대한 느낌은 「부럽다」 39%, 「아니꼽다」 35%, 「관심 없다」 17%등이다. 이들 중에는 「욕설을 하고 차안에서 시끄럽게 구는 대학생들을 보면 우리 나라 앞날이 답답하게 느껴진다」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다.

<권익옹호문제>노조에 가입한 숫자는 34%뿐이다.
권익옹호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 해야하지만 힘이 부족하다」 49%, 「노조에서 해줄 것이다」 28%, 「정부나 사회단체에서 해줄 것이다」 11%, 「업주들이 경기가 좋아지면 알아서 해줄 것이다」 11%등의 의견을 갖고있고, 문제가 있을 때의 해결방법으로는 「평화롭고 순서를 따져 노조와 관계기관에 호소한다」 64%, 「집단파업을 한다」 8%, 「포기한다」 17%등이다.

<숙소>숙소문제는 계속 여론을 일으켜왔으나 아직도 마룻바닥에서 수십 명이 몰려 자는 곳이 대부분이며 「숙소의 시설이 허술해 남자로부터 위협받는다」는 사람도 9%나 된다. 구내식당의 식사에 대해서는 40%가 만족, 60%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인생관>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는 지식 39%, 도덕 24%, 정숙 19%, 종교 11%등으로 대답, 배우지 못한 슬픔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남성관에서도 착한 마음 58%, 권력 22%, 돈 11%, 외모 3%등의 순서로 중요시하고 있다.

<삥땅>39%가 「죄가 되는 줄 알지만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대답하고 있고, 10%는 「죄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태조사에 대해>63%가 처음 받아본다고 대답, 나머지는 1번∼3번까지 받아본 일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실태조사를 받을 때의 느낌은 「조금은 기대를 하며 관심을 가져주어 고맙다」 74%, 「기대 안 한다」 9%, 「귀찮기만 하다」 6%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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