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관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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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텔라비브」발 본사 특파원의 「르포르타지」는 재미있는 광경 하나를 소개하고 있다. 전쟁관광. 이른바 『6일 전쟁』의 전승국으로 용맹을 떨친 「이스라엘」의 이야기다. 「이집트」패잔병의 찌그러진 「지프」, 형해같은 대포, 전차의 「캐터필러」, 그리고 「아랍」의「게릴라」들을 가둔 수용소…등이 관광용 구경거리로 전시되어 있다. 금년에 이 관광 수입은 연 30%를 넘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엔 세계 곳곳에서 무려 1백만명의 관광객이 여기를 다녀갔다. 실로 「유대」인다운 기발한 상혼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관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만성 전쟁국답게 자신의 「전시태세」도 관광 「코스」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 중에 흥미 있는 것은 「키부츠」(kibbutz)이다. 협동조합적 집단 전략촌이라고나 할까.「키부츠」는 「헤브라이」어 qibbus에서 유래한다. 「집단」이라는 뜻이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키부츠」는 유일한 공산주의식 집단농장이다. 말하자면 그 형식은 공산주의 방식에서 도입했으며, 내용은 전연 다른 자본주의적 생산 협동조합을 이루고 있다.
그 역사는 이미 반세기를 훨씬 넘었다. 최초의 「키부츠」는 1909년 「가리라야」호반의 습지대에서 생겼다. 이것은 「러시아」혁명보다도 8년이나 앞지른 때이다.
그러나 「키부츠」가 현대적인 모습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15년쯤이라고 한다. 당시 동「유럽」에서 이주한 「유대」인 들은 공산주의식 집단농장의 장점만을 취해서 「키부츠」 를 건설했다.
우선 국가에서 광활한 토지를 장기로 빌린다. 좋은 땅 일리가 없다. 황량한 사막이며 그것은 국경근처인 긴장지대이다. 이 땅은 집단의 공동소유이다. 따라서 모든 생활도 공동시설에서 이루어진다. 마을 한가운데엔 대 식당이 있으며 아이들도 공동교육을 받는다. 어린이 때부터 18세까지 철저하게 집단수용과 교육을 받는다. 화폐도 없다. 작업도 공동으로.
「이스라엘」의 풍물 화보를 보면 꽃이 만발한 과수원이 있는가 하면 「오린지」향기가 그윽히 풍기는 농장도 있다. 때로는 농기구며 작은 기계를 만들어내는 경공업 집단도 있다. 의사·농민·교사·과학자 등 그 구성원도 가지각색이다.
이들은 비록 집단에서 공동생활을 하지만 평등과 자유와 사생활은 최대로 보장받는다. 바로 이것은 하시의 전쟁에도 집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의와 애국심의 바탕이 되고있다. 「이스라엘」만의 독특한 생존방식인 것 같다.
「이스라엘」은 바로 이런 점에서 만성적 전시에 한 낙원을 이룬 나라가 아닐까. 그것 또한 「유대」인 다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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