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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항의 아시아 영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금년부터 견본시로 성격을 바꾸어 오는 5윌17일부터 7일간 서울에서 열리게 된 제18회 「아시아」영화제(공식명칭은 제18회 「아시아」영화제 및 제1회 「아시아」영화 견본시)가 행사를 불과 2개월 남겨놓고 주최측인 한국영화 제작자 협회의 준비 소홀과 관계기관의 소극적인 태도, 그리고 회원국의 냉담한 반응 등으로 소기의 목적달성이 어렵게 됐다.
54년 이후 연례행사가 되어 온 「아시아」영화제가 견본시로 갑자기 탈바꿈된 것은 17년 동안 「아시아」영화제가 안고 있었던 고민의 돌파구일 수밖에 없었다. 영화제작자 연맹헌장 제1조는 불필요한 수상경쟁으로 목적의식이 희미해졌으며 「아시아」영화계의 주도권을 잡고있는 일본·「홍콩」이 「아시아」영화제에 대해 고자세를 견지, 방관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아시아」영화제는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묘한 처지에 빠지게 된 것이다.
작년 제17회 「아시아」영화제(대만)에 불참한 일본·「필리핀」의 제외에 따라 방향을 전환하게된 「아시아」영화제는 우선 경쟁에서 생기는 부작용을 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새 출발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지만 첫 주최국인 한국의 입장이 미묘하여 「아시아」영화제의 새로운 성격설정이 어려울 것 같은 전망이다.
첫째 한국은 한국을 제외한 10개 회원국(일본·자유중국·「홍콩」·「싱가포르」·「말레이지아」·월남·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크메르」)중 영화교류를 하고있는 나라가 거의 없다는 약점이 있다.
영화견본시가 영고의 실질적 거래 촉구를 도모하는데 뜻이 있다면 영화교류가 없는 나라의 영화 견본시에 출품한다는 것은 별로 뜻이 없는 것.
따라서 출품작의 수준문제는 벌써부터 회의적이다. 둘째로는 주최측의 내부사정인데 한국영화제작자협회는 회장단 개선에 따른 주도권 쟁탈문제로 지난 2월12일의 총회까지 「아시아」영화제에 대한 사전준비가 전혀 없었다.
또한 주최측은 상없는 영화제가 맥빠진 것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여 영화제를 견본시와 분리, 국제 친선도모에 대한 「에리크·존스톤」상을 비롯, 경쟁성을 띠지 않은 몇 개 부문의상을 마련하고있는데 이것이 과연 견본시의 영화제에서 필요한 것이냐는 것이 일부 여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관계당국이 얼마나 관심을 보여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게끔 협조하느냐에 있는 것 같다. 당초 주최측은 「아시아」영화제경비를 2천 만원으로 책정, 그중 9백50만원을 영화진흥조합에서 보조받고 1천 만원을 문공부예산에서 보조받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문공부예산이 마련되어있지 않아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주최측은 이에 따른 대책으로 견본시 출품영화를 일반공개, 거기서 얻어지는 수익금을 경비에 당겨쓰기로 했는데 이에 따른 세금 등 법적 절차문제도 아직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년부터 견본시로 성격을 바꾼 「아시아」영화제가 5월17일∼23일 서울서 열린다.(66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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