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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예보 어려운 그 향방 미·중공 기류|스튜어트·헨슬리(UPI) 특별기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편집자주>다음은 「닉슨」대통령의 중공방문에 수행한 UPI통신의 백악관출입 「스튜어트·헨슬리」기자가 중앙일보에 특별 기고한 기사이다. 「헨슬리」기자는 「닉슨」북경방문 수행 중 비밀의 장막에도 불구하고 「닉슨」·주 회담의 내용을 정확히 점치고 회담의 향방을 예측함으로써 외교문제에서의 그의 형안을 거침없이 과시, 다른 기자들을 앞지른 「베테랑」기자이다.
「닉슨」 미대통령의 극적인 북경방문은 종국적으로 「아시아」대륙의 세력균형에 일대 수정을 가져 올 것이며 한국과 이 지역 군소 국가에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 미국과 중공이 『정상적』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취해진 잠정적인 첫걸음이 어떤 종국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알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닉슨」대통령의 측근 고문들도 사석에서는 정확히 어떤 사태를 예측해야할지 알 수 없다고 시인하고있다. 이들은 상당량의 불확실한 요소들을 열거하면서 이 시점에서 사태가 어느 정도로 발전할지를 인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첫째로 불확실한 요소는 중공이다.
소련과 일본군국주의의 부활을 두려워한 나머지 중공은 미국과의 안정성 있는 관계개선을 위해 진실로 실질적인 타협을 할 용의가 있는가? 또 중공은 미·중공관계에 실질적인 타개 없이 초단계의 제한된 접촉만으로도 「크렘린」측에 충분한 우려를 안겨주어 소련 측 압력을 막을 수 있는 심리적 효과를 얻었다고 보지는 않는가?
「닉슨」초청을 둘러싸고 중공당정치국 내부에서 상당한 저항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모택동과 주은래는 국내반란을 자극하지 않고도 대미화해를 이 이상 밀고 나갈 수 있을까? 지난 9월 전 국방상 임표와 기타 고위 군사 지도자들에 의한 불발 「쿠데타」는 「닉슨」의 중공방문과 대미 화해정책에 대한 반발로 일어났었다.
그런데 미국 고위관리들은 주가 「닉슨」과 공동성명에 서명함으로써 앞으로 당 기구를 지휘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확신하고있다.
미국관리들은 또한 금년73세의 주은래와 78세의 모택동이 어느 때나 자연적으로 퇴장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 미국관리들은 주처럼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열망할 후계자들이 있다는 증거도 별로 발견하지 못하고있다.
북경에서 중공관리들과 대화한 바로는 모택동이 건재하는 동안 정책전환을 합리화하는 것은 곤란하더라도 그의 지도를 추종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 22년간 악마로 불려온 미국이 이제 와서 적어도 「평화공존」의 토대 위에서 협상하고 또한 관계 증대를 위한 합의를 더불어 할 수 있는 상대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대한 이 같은 새로운 태도에 대한 중공관리들의 정당화는 1945년 중경의 국·공 합작 협상에 대한 모택동의 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글에서 모택동은 미국과 또는 다른 이념상의 적들에 대한 투쟁과정에서 적과 상대하여 협상하는 것이 필요하게되는 『어떤 단계』가 올 수 있다고 말했었다. 「닉슨」의 고위보좌관들도 필자와 마찬가지로 소위 모 사상이라는 것이 혁명에 대한 심리적 충동을 가미한 새로운 공자사상임을 알았다.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철학적이고 또 다른 면으로는 현실주의여서 서구인들이 정확히 그 혼합된 내용을 분석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비록 「닉슨」의 북경여행이 실제적으로 「워싱턴」·북경간의 의의 있는 화해를 결과 짓지 못한다하더라도 그 방문이 있었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에 충격파를 일으키고 심리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이미 발휘했다.
공식성명이면에서 「닉슨」대통령과 중공수뇌사이에 실제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가 하는데 대한 불확실성은 갖가지 희망과 두려움·불안·억측들을 자아냈다.
그리고 이러한 감점과 추측은 「워싱턴」과 북경사이에 이루어졌을 구체적인 합의사항들과는 전연 별도의 차원에서 새로운 외교 기류들을 생성시켜놓고 말았다. 이 결과로 「아시아」와 여타지역에서의 지정학적 상황은 커다란 영향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 가운데서도 국제력 관계의 변동으로 인해 가장 가까운 장래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나라는 한국을 비롯한 중공주변의 비 공산국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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