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키, 불안한 스타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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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7일에 실시된 「뉴햄프셔」주 미대통령예비선거는 뚜렷한 유망주 없는 민주당후보군 중에서 「에드먼드·머스키」상원의원이 그런 대로 72년의 기수로 등장하리라는 일반적 예상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해 놓았다. 예상한대로 「머스키」후보가 「리드」를 차지하긴 했다. 하지만 그의 「리드」는 예상했던 과반수 선에 미달인 48%에 머물렀고 반대로 첫 예선에서 25%정도의 지지만으로 만족하겠다고 말해온 진보파의 「조지·맥거번」 상원의원이 37%지지도에 육박했다.
앞으로 22개 주에서 예선을 치러야 하는 「머스키」후보로서는 「맥거번」 이외에도 「휴버트·험프리」, 「존·린지」 등 강자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고려할 때 이번의 과반수지지 획득실패가 불안한 징조일 수밖에 없다. 자기의 본고장에서 그가 이처럼 저조했던 이유 중에는 유세 중 자기아내를 비방한 신문기사를 놓고 눈물을 흘리면서 분개한 그의 감정적 태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72년 선거에서 민주당후보가 「닉슨」대통령에 맞서 대결할 수 있는 「이슈」는 국내문제 밖에 없는데 「머스키」후보는 민주당내 중도파에 속하므로 「이슈」면에서 앞으로 크게 비약할 여지가 없고 보면 「머스키」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고 볼 수 있다.
「맥거번」후보는 이런 점에서 보아 앞으로 더욱 잠재력을 발휘할 여지가 있다. 민주당내좌파를 대표하는 그는 월남전 초기에서부터 반전운동에 참가했으며 그의 반전운동의 논거가 국내문제 해결에 필요한 자금을 전비의 감축으로 얻을 수 있다는 초당파적 욕구에 두고 있기 때문에 그가 호소할 수 있는 대상계층이 「머스키」에 비해 훨씬 넓다.
그는 당선 즉시 「허버트·후버」 FBI국장을 해임하겠다든지 부유층에 높은 세금을 매겨 극빈자들을 돕겠다는 등 진보파의 주장을 공약으로 삼고있는 점이 일부 우파들의 반발을 사고 있긴 하나 금년부터 유권자연령이 18세로 내려 많은 진보적 연소유권자들이 등장함으로써 그들의 반발을 중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반전사상이 보여주듯 외교 면에서는 「닉슨·독트린」보다 더 엄격한 신고립주의를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약점이라면 현재 미국정치에 가장 고갈되어있는 「카리스마」가 없다는 것인데 이점 「에드워드·케네디」를 제의할 때 양당 후보 모두 마찬가지이다.
여하튼 이번 예선결과는 l%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에드워드·케네디」의원의 저조한 득표율과 함께 활발한 정치활동의 잠재력을 구비한 「맥거번」후보의 등장이라 하겠다. <장두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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