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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기 서북풍이 흐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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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경을 거쳐온 「그린」특사와 정부수뇌와의 연쇄회담내용은 철저한 연막 속.
1일 외무장관 공관에서의 김 외무-「그린」회담은 2시간40분 동안 계속됐으나 발표는 『「닉슨」의 중공방문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회담은 유익했다』는 단 두 마디.
회담장소로 사용된 응접실이 방음장치가 안돼 말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오자 외무부직원들은 입구와 옆문에서 기자들의 접근을 막느라 진땀을 빼기도.
회담이 끝난 뒤 김동휘 구미국장·지성구 아주국장·이계철 북미1과장은 「뉴·내자·호텔」로 직행, 밤을 새워 회담내용을 분석했으며 김 장관도 2일 새벽 이 「호텔」에 들러 분석결과가 든 서류가방을 들고 청와대로 올라갔다.
다만 대화일부가 공개된 것은 「그린」의 김 총리 예방.
『먼길에 얼마나 피곤합니까.』
『피곤치 않습니다. 한국에 와서 맑은 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확 풀립니다.』『본래 한국의 공기는 맑은데 서북쪽에서 요즘 이상한 바람이 불어와서 조금 혼탁합니다.』
『그래도 공기는 아직 자유롭지 않습니까.』
뜻이 없으면서도 있을 듯 도한 말을 총리와「그린」이 주고받았다는 것.
「그린」의 움직임에 대해 정가도 큰 관심.
공화당의 오치성 의원을『「그린」이 접촉하는 범위와 시간을 보니 꽤 깊숙한 얘기가 오간 것 같다』고 했고 신민당의 박병배 정책심의회의장은 『「그린」의 비중으로 보아 이 기회에 정부는 한국의 안보와 통일문제에 관한 장기적 계획을 설명해야하는데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염려일석.
공화당간부들은 회담내용이 2일 하오에 있을 정부·여당 연석회의에서 알려지지 않겠느냐고 기대했고 야당에선 이런 회담내용을 알기 위해서도 국회가 열려야한다고-.
신민당의 올해 지구당개편대회는 5월의 당권경쟁에 나선 각파 대표들의 지원경쟁으로 어느해 보다 뜨거운 대화가 될 것 같다.
개편 첫「테이프」를 끊은 1일의 영등포 을구 개편대회에는 고흥문 정무회의 부의장, 정해영 국회부의장, 양일동·김형일·김재광 의원 등 고위당직자가대거 참석했고, 김수한 위원장은 이들 5명에게 축사를 하게 해서 이례적인「축사의 홍수」 .
지원에서 가장 활기를 띠는 이들은 강연을 곁들이는 개편대회연사로 나서는 신민당의 세 얼굴.
김영삼 의원이 아산개편대회에 참석해서 지방강연에 「스타트」했고, 이철승씨는 2일 대성「빌딩」이에서 전 신민당총재 유진오 박사·전관우씨와 함께「한반도와 그 주변」을 주제로 하는 강연회를 가진 뒤 지방강연을 시작할 예정.
외유 중이던 김대중씨는 2일 귀국해서 비주류 「센터」 인 한국 내외문제연구소가 짠「스케줄」에 따른 강연과 개편대회지원에 나설 채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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