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과 대만…미묘한 접근|<C·S·모니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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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편집자 주】미국의 유수 권위 지의 하나인「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는「닉슨」의 중공방문에 즈음, 『장경자강』의 자세로 정관하고 있는 자유중국이 소련과 손을 잡을 가능성을 시사하는『자유중국, 소련을 바라다보다』라는 제 하의 다음과 같은 해설을 게재했다.
「닉슨」의 대 중공「이니셔티브」로 대만문제는 더욱 깊은 불확실한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정통한 이곳 소식통들은 이런 상황하에서 국부는 불가피하게 소련과의 동맹관계로 기울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현재나 가까운 장래에 자유중국이 중국본토의 중공정권과 어떤 궁극적인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마찬가지로 지난 수개월동안 묵살과 손상 감을 느껴온 대만정부가 세계의 다른 국가와 우호관계를 모색할 것은 확실하다.
이미 국부와 소련은 중공에 관한 정보교환에 있어 공동보조를 취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외 다른 분야에 있어서도 국부와 소련이 협조관계를 이를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당분간 계속 장개석 총통이 대만을 통치하려 할 것으로 생각된다. 논리적으로 봐서는 장 총통의 아들이며 현 행정 원 부원장인 장경국이 후계자로 지목되는데, 그가 소련과 현 사태 하에서 보다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고 해서 별로 놀랄 일이 못된다.
장경국은 1920년대 후반부터「모스크바」에서 교육받고 소련과 공산주의에 매혹 당했었는데 1930년대에 아버지 장개석과 화해하고 공산주의와 손을 뗐던 것이다.
장경국은 소련과 손잡고 일한 전력이 있고 필요할 땐 옛날의 유대를 되찾을 수 있은 인물이다.
지금까지 대만이 고수한 반공노선을 생각할 때 대만이 서방국가들과 우호관계를 지속할 것은 사실이나 대만의 앞날의 이익과 관련, 중공의 거센 입김이 양자택일을 강요할 경우 소련과 보다 긴밀한 관계를 택할지도 모른다.
국부가 소련의 위성국이 되기를 분명히 원하지 않는 만큼 아직은 국부가 서둘러 소련 품에 안기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러한 방향전환을 충분히 예상할 수는 있다. 그런 전환의 폭이 어느 정도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미-중공간의 새로운 관계정립에 달려 있다.
정말로 만약 「닉슨」이 대만문제에 관해 국부의 이익에 배치되는 입장에 서거나 북경이 미국을 통해 대만으로 하여금 중공의 주장에 따르도록 압력을 가할 경우 대만의 대소관계개선은 가속화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대만의 대미관계와 대소관계는 역함수관계에 있다. 그리고 북경의 이익은 아시아에서 소련의 영향력을 견제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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