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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전용 1호 공군기 중공 향발 준비 OK|우베·지몬·네토 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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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3면

21일 「닉슨」미국대통령을 태우고 북경으로 향할 「보잉」707기는 안전장치·설비면에서 세계에서 으뜸가는 비행기가 될 것이다. 동체부분에 대통령의 문장 꼬리부분에 26000의 번호를 붙인 이 비행기의 평상시의 이름은 『76년 정신호(Spirit of 76)』-. 1976년 2 백 주년을 맞는 미국독립기념일에 맞추어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탑승할 때는 『1호 공군기(Air Force l)』로 명칭이 바뀌어진다.
이 비행기는 이미 3대째 대통령의 전용기로 쓰이고있다. 63년 11월22일 「케네디」대통령의 유해를 댈러스시에서 「워싱턴」으로 운구한 것도, 같은 날 「존슨」부통령이 대통령 취임선서를 한 것도 이 비행기였다.
그러나 10년의 취항경력 중 처음으로 미국대통령을 중공에 안착시킴으로써 1호 공군기는 절정을 맞게된다.

<행선지 미리 시험비행>
「닉슨」대통령은 비행 중에도 백악관은 물론 각 중요 부서와 전화로 빈틈없이 연락망이 유지된다. 텔리타이프를 통해 극비정보와 최신의 「스포츠」소식까지도 알 수 있게 된다. 불편한 점이 있다면 오랜 비행시간 중 샤워를 할 수 없다는 점일 게다. 「플레이보이」지의 사장 「휴·헤프너」의 『날으는 침실』에 비하면 오락 시설면에서는 훨씬 뒤지는 비행기다.
이 비행기에는 낙하산이나 비상구도 마련돼있지 않다. 대신 미공군에서 가장 노련한 승무원들이 비행기를 조종하며 늘 정밀하게 정비를 받는다. 4개의 「엔진」도 2천5백 시간 사용하고 나면 갈아 끼운다. 보통 민간항공이라면 이 비행기는 1만4천시간 비행 후에 「엔진」을 갈아 끼우는 것이 통례이다.
대통령이 국내든 국외든 비행기로 여행하게되면 보좌관인 「브렌트·스코크래프트」준장이 기장인 「랠프·앨버티지」대령(48)에게 행선지와 출발시간을 전화로 연락한다. 이후부터는 식사의 「메뉴」까지 비행기안에서의 일은 앨버티지 대령이 모두 결정한다. 「닉슨」대통령과 이미 50만㎞ 여행한 앨버티지 대령은 22명의 승무원 중 장교 2명과 하사관 9명을 탑승하도록 지명한다.
행선지가 한번 비해해 보지 않은 곳이면 기장과 승무원들은 미리 시험비행을 해둔다.
출발 2, 3일 전이되면 「앨버티지」대령은 해난구조본부에 비상통보를 전달한다. 이 비상통보가 내리면 1천2백㎞의 간격을 두고 대통령의 비행 루트를 따라 의료진과 구명 「보트」·비상식량을 장비한 4발 비행기 여러 대가 초계한다.

<기내특별주방서 요리>
1호 공군기 비행 루트주변에 있는 각 공항·해외주둔 미 공군기지에는 40명의 공군장교가 파견되어 언제고 대통령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출발직전이 되면 「앨버티지」대령은 비행루트해상을 항해중인 모든 선박을 체크한다. 선명·선장의 이름에서 화물의 종류·목적지까지 전부 알고 있어 일단 유사시에 도움을 청할 때 완벽을 기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승무원들도 기장 못지 않게 여행준비로 바삐 움직인다. 비행중의 식사 재료는 「앤드루즈」공군기지의 특수주방에서 마련되지만 요리는 기내의 주방에서 익혀진다.
「닉슨」대통령은 전임 두 대통령과는 달리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 승무원들은 훨씬 편하다.
대통령과 대통령부인의 식사는 비행기 앞부분에 있는 주방에서 언제나 따로따로 조리된다. 이외의 각료나 보좌관·경호원 및 기자 등 수행원들의 식사는 다른 주방에서 마련된다. 대통령은 식사 후 거의 술을 드는 적이 없지만 반드시 대통령출신지인 「캘리포니아」산 적·백포도주가 마련된다.

<사실 옆엔 회의실도>
준비가 완료되면 대통령은 부인과, 가장 친근한 보좌관·경호원과 함께 육군이나 해병대의 「헬리콥터」두대로 공항에 도착, 비행기 앞부분에서 정확히 20m 앞에 착륙한다.
「닉슨」대통령이 트랩에 첫발을 올리는 순간 3번 「엔진」에 시동이 걸리며 동시에 두 대의 「헬리콥터」가 상승, 탑승기의 상공을 선회한다.
「닉슨」대통령이 기내에 들어서면 4번 「엔진」이 걸리고 수행원이 전부 비행기에 오르면 왼쪽의 1, 2번 「엔진」에 시동이 걸린다.
대통령이 비행기에 오르면 스튜어드들을 제외하고는 착륙 때까지 그를 만나보게 되는 일이 거의 없다.
「앨버티지」기장은 백악관에서 보다 오히려 기내에서 대통령을 보기가 어렵다고 실토할 정도이다.
조종실 뒤의 통신실에서는 두 대의 「텔리타이프」가 1분에 1백자의 속도로 각종 정보를 수신, 2명의 통신사가 이와 거의 같은 속도로 이 암호를 해독, 대통령에게 전달한다.
대통령이 이 통신을 보고 내린 결정도 마찬가지 속도로 암호로 표기되어 곧 송신된다.
대통령의 집무실은 통신실·주방 및 경호원실의 바로 뒤에 위치해 있다. 「패트리셔」부인의 방에는 침대 밑으로 접어 넣을 수 있는 널찍한 「소파」와 책상이 마련돼있다. 「패트리셔」부인의 방 바로 옆에 있는 대통령의 사실에도 책상과 안락의자·침대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책상 위에는 「파이프」와 담배가 놓여있는데 담배를 싫어하는 대통령도 비행 중에는 꼭 한번 「파이프」에 불을 붙여 입에 문다.
대통령의 사실 바로 옆의 회의실에는 9명분의 자리가 마련돼 있으며 탁자 위에는 재떨이와 간단한 과자류가 놓여있다. 이 회의실에서 대통령은 가장 가까운 막료들, 즉 「키신저」보좌관·「로저즈」국무장관·「레어드」국방장관 및 「지글리」대변인과 업무를 토의한다.

<중무장경비원도 동승>
회의실 바로 뒤 비서실에는 타자기 2대와 복사기 1대가 있으며, 백악관에 파견된 여군소속 「타이피스트」2명이 업무를 처리한다.
비서실 바로 옆에는 각료나 의원·외국의 외교관이 머무를 수 있는 12명 좌석의 귀빈실이 흡사 여객기의 1등실처럼 마련돼있다.
비행기 가장 뒷부분에는 기자와 중무장한 공군경호원 등 그 밖의 수행원실이 자리잡고있다.
그러나 중무장한 이들 공군경호원들은 중공에 착륙하더라도 비행기 밖으로는 무기를 가지고 나가지 않도록 중공과 약속돼있다.
또 기장과 승무원은 모두 민간복을 입고 오도록 중공 측이 요청하여 유니폼을 입은 미국인은 이번 여행에 없을 것이다.<필자는 독 슈테른 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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