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공회담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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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닉슨」미국대통령은 오는 21일의 중공방문의 목적을 실질적인 협상보다는 대화의 길을 트는데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과대한 기대를 갖지 말라는 충고로도 해석되지만, 그의 방문이 중공의 국제적 지위를 양성화하고 「아시아」지역에 4대국 체제의 새로운 질서를 도입하리라는 전망에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한다. 다만 「닉슨」출발을 목전에 둔 지금까지도 미·중공정상회담에서 한국문제가 토의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압도적인 한가지 의견이 등장하지 못하고있다.
이 문제에 대한 「닉슨」행정부의 공식입장은 미·중공정상회담이 미·중공관계만 주로 토의하고 제3국 문제는 가급적 거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정부는 박대통령에게 보낸 「닉슨」친서를 통해서 이점을 한국측에도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신저 특별보좌관도 2차 중공방문을 마치고 돌아와서 미·중공정상회담은 이른바 자유의제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키신저는 이말 끝에 제3국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자유의제 채택방식이라면 당사자가 관심이 있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는 거론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도 있다.
그러나 한국문제토의 가능성 관한 긍정적인 견해는 이 같은 회담진행 방식상의 가능성보다 한국문제에 대한 중공의 구체적인 관심표명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 문제와 관련, 항상 우선적으로 인용되는 것이「레스턴」의 주은래 「인터뷰」이다.
작년 8월9일「레스턴」과 만난 주는 끝장에 가서 한국에는 아직도 「평화조약」이 아닌 휴전상태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그러한 상태가 긴장의 원인이 되고있는 만큼 한국문제가 토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말을 할 때 주가 가장 크게 염두에 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주한미군철수였을 것으로 짐작되는데,「닉슨」방중발표가 있은 뒤 눈에 띄게 강화된 김일성의 위장평화공세도 주은래의 이러한 의사를 반영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그 뒤 작년 10월8일에는 국무성내 중공전문가이며 한국문제에도 조예가 깊은「모튼·아브라모위츠」가 한국관계의 주목할만한 논문을 발표하고, 「닉슨」중공방문결과 동「아시아」안보회의가 소집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레스턴」의 「인터뷰」, 「아브라모위츠」논문 등은 모두 한국문제토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다.
한편 「워싱턴·포스트」의 「스탠리·카노」기자는 1월15일 한국문제가 미·중공정상회담의 주요문제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하는 국무성의 한 고위 극동 통은 한국문제토의 가능성을 최소한도로 에누리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공을 동시에 잘 아는 한 미국기자도 이러한 부정적인 견해에 동조, 「카노」의 견해 같은 것은 『좀 지나치다』 고 비판했다. 이러한 견해에 동조하는 한 논자는 미·중공정상회담은「닉슨」의 신중한 「어프로치」로 보아 어느 정도 합의가능성이 있는 문제만 토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문제에 관한 주요한 판단기준의 하나는 한국문제 합의 없이도 미·중공화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가능하다면 한국문제 같은 것은 후일로 미루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 설 것이다.
「컬럼비아」대의 「브르진스키」와 「자고리아」교수 및 「브루킹즈」연구소의 「모튼·핼퍼린」등 권위자들은 본 기자와의 회견에서 지금 같은 미·중공접촉의 초기단계에서는 현 상태대로의 한국문제가 미·중공대화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13일 조지볼 전 국무차관은 한 기고에서 「닉슨」의 중공체류기간이 1주일이나 된다는 점을 지적, 한국문제 같은 것이 토의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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