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 오른 동경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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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화당서 현오봉 총무·문태준 운영위원장이 동경에 도착하고,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김재광 총무의 연락을 받았음인지 조연하 부총무도 11일 도일한다해서 「동경총무회담설」이 파다한데 대해 신민당 간부들은 몹시 못마땅한 반응.
10일 김준섭 부총무는 『여건 야건 남의 나라서 국내 정치에 관한 회담을 하는 서투른 짓을 하겠느냐』고.
김 부총무는 대표 위원실에 들어가 김홍일 당수에게 급히 이 문제를 보고하고 나와 『당수도 동경으로부터 사전 연락을 받거나 총무회담에 관해 지시한 일이 없다』면서 『김 총무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구설수에 올라있다는 걸 알려주어야겠는데, 집에서조차 묵고 있는 곳을 모른다니 난처하다』고.
10일 시작된 공화당 소속의원 세미나는 흡사 대학강의와 같은 주입식교육.
길전식 사무총장은 인사에서 『여러분의 귀향보고는 총평해서 「갑」이지만 곧장 외국에 나가려는 의원들이 많아 박정희 총재로부터 정신상태가 이완된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공부하는 국회의원이 되라는 총재의 의도에 따라 이 모임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
오랜만에 자리를 같이한 의원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얘기꽃을 피웠으나 그들 스스로의 관심거리인 대선거구 문제에 대해선 이상하게도 한결같이 말을 꺼내지 않았다.
김종필 국무총리의 지시에 따라 일제하 총독부시절의 잔재로 남아있는 국무회의실이 개조된다.
김 총리 지시는 반 타원형으로 돼있는 현재의 좌석을 2열로 배치하고 전면에 상황판을 만들어 필요에 따라 슬라이더 판으로도 쓰도록 고치라는 것.
10일부터 착수된 개조작업은 총독부잔재 청소라기보다는 토론하는 분위기로 바꾸자는데 주안점을 둔 것인데 수리기간동안은 총무처 상황실을 임시 국무회의실로 사용할 예정.
공화당은 10일 의원 세미나를 계기로 그 동안의 귀향활동 종합평가를 했는데 평점 1위는 신안 출신 정판국 의원이 차지.
정 의원은 국회연영위 케이스 세계일주를 포기하고 20여일간 배에서 기거하며 관내 1백31개 유인도 중 1백6개 섬을 찾아 귀향보고를 했다는 것.
색다른 활동으로는 박명근 김재원 공병철 의원이 귀향보고와 함께 의정보고 책자를 배포했고, 김종철 최종성 이상익 박승규 의원은 비상사태선언에 대해 설명하는 서신을 관내에 1만부 이상씩 보냈다고.
이밖에 김진만 김용태 박준규 장승태 김용호 이병규 김종익 이도선 의원 등은 시국강연을 방송으로 중계까지 한 반면 16명의 의원과 지구당위원장은 시·군 단위 시국강연회에 참석조차 안해 지적을 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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