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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水門' 개발 청주 명성테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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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8년 후면 우리는 물 부족 국가로 전락한다. 그러나 충북 청주의 ㈜명성테크(대표 韓相官.45.사진)(www.hachon.co.kr)는 자신있게 해법을 제시한다. 하천물을 가둬 두면서도 썩지 않도록 하는 '자동수문'을 설치하면 막대한 수자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국제특허를 획득한 자동수문을 생산한다.

1995년에 韓씨가 고안한 자동수문은 하천 유량에 따라 자동적으로 수문이 개폐되는 일종의 가변형 보(洑)다.

고정식인 기존 콘크리트 보와 달리 물을 밑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퇴적돼 썩을 일이 없다. 또 퇴적물이 쌓여 물의 흐름을 방해할 걱정이 없고 홍수 때는 수문이 활짝 열려 콘크리트보다 시간당 2~3배 많은 물을 빼낼 수 있다.

이 자동수문은 버팀 기둥과 유압식 개폐장치가 부착된 강화섬유플라스틱(FRP) 코팅 철판으로 이뤄져 있는데, 유량이 많아지면 센서가 설정된 수위를 감지해 수문을 자동으로 열어주도록 설계돼 있다.

최근 이 회사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델을 개발했다. 평상시에는 하단부의 자동 배출구로 필요한 만큼 물을 흘려보내고 홍수 때에는 수문 전체가 뒤로 누워 버려 물 흐름을 전혀 방해하지 않도록 돼 있다.

처음엔 공무원들의 인식이 부족해, 단순히 물이 밑으로 샌다는 이유로 "한심한 발상"이라며 외면당했다. 그러나 이 같은 효과가 입증되면서 명성테크는 99년부터 올해까지 3기(2년 단위)연속 벤처기업으로 지정받았다. 또 이 자동수문은 지난해부터 환경부가 국고를 보조해 주며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설치를 장려하고 나섰다.

명성테크가 지금까지 설치한 자동수문은 구미시 천평천을 시작으로 1백10군데에 이른다. 또 올해 공사 중인 곳만도 20군데가 넘는다.

충주시는 충주천에 17단계에 걸쳐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40억원에 그쳤던 매출도 올해 1백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앞으로 쾌속 성장이 기대된다. 현재 직원은 30명.

이 자동수문에 관한 특허기술과 실용신안.의장등록은 모두 3백여건에 이른다. 모두 韓사장의 작품이다. 중학교 졸업 후 방송통신고와 방송대를 졸업한 그는 발명에 대한 집념의 소유자로, 지금까지 6백67건을 발명 또는 창안해 지난해 특허청으로부터 '발명대왕'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韓사장은 청주대 행정대학원 논문에서 "한 해 25조원어치 5백60여억t의 물이 바다로 버려지는데 자동수문을 낙동강에 설치하면 3억t의 저수량 확보가 가능해 부산의 용수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82년 토목과 조경업으로 시작한 명성테크는 내년부터 韓사장이 이미 개발해 놓은 '쓰레기 고체 연료화 시설'의 보급에도 나설 계획이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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