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 흉내내 목매던 꼬마 절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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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1일 하오 5시15분쯤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342의 2 정계수씨 (39)의 외아들 병섭 군 (13·신설 국 6년)이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초인적인 공상 만화를 보고 죽었다 살아나는 것을 실험해 본다고 자기 집 선반에 목매었다가 숨졌다.
어머니 오분례씨에 의하면 병섭 군은 평소 만화광이랄만큼 만화 가게에 박혀 있었는데 전에도 두서너번 죽었다 살아나는 것을 실험한다고 목을 매려다가 가족들에게 들켜 꾸중듣고 그만둔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병섭 군은 이날 만화 가게에서 돌아와 어머니 오씨가 밥짓는 사이에 안방 선반에 어머니의 「머플러」로 목매어 숨졌다는 것. 이웃 사람에 의하면 정씨 집안은 쌀가게를 하여 살림이 넉넉했고 외동아들인 병섭 군을 아껴 소리도 내지 않는 단란한 집안이었다는 것이다.
정 군의 집 주변에는 우리 만화·현대 만화·놀이터 만화 가게 등 3개 가게가 있는데 이들 가게가 보여주고 있는 만화 중 「철인 삼국지」 「괴상한 집」 「철인 삼손」 등은 주인공이나 악한의 역할이 모두 죽었다 살아나는 불사신으로 되어 있다.
정 군의 담임 선생 성낙필씨 (38)에 따르면 정 군은 쾌활한 성격에 평소 모험심이 강했으며 성적은 중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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