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자양 구속수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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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방성자양 집 총격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침입도둑을 권총으로 쏜 법인으로 함기준 공군상병(26)을 검거, 군 수사기관에 넘긴데 이어 27일 하오8시5분 방성자양(30)을 살인미수·총포화약류 단속법위반혐의로 구속, 서울 마포경찰서에 수감했다.
그러나 총포화약류 단속법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던 함동준씨(35·독립산업전무) 는 영장이 기각되었다.
이에 앞서 7시5분 마포경찰서 형사과 강력 계장 윤원호 경위가 마포구 하수동에 있는 방양 집 내실에 들어가 구속영장을 제시하자 방양은 예기하고 있었던 듯 어머니 조삼임씨(53) 에게『옷 좀 챙겨달라」고 모기소리로 말했다.
방양은 방안에서 약40분 가량 지체하며 짙은 잿빛「밍크·오버」에「핑크색 바지를 입고 털실「머플러」를 목에 감고「선글라스」를 끼는 등 준비를 하고 나왔다. 이때 방양은 식모 정문순양(21)이 갖다주는 미음조차 거절하고 동치미국물만 한 모금 마신 뒤 담요 한 장으로 몸을 감았다.
동생 방나나양(27)의 부축을 받으며 서울 자1-5784호 검은색「코로나」에 올라탄 방양은 『제발 수갑만은·채우지 말아달라』고 사정, 마포 서에 실려갔다.
한편 서울 마포경찰서는 28일 방성자양의 자가용 운전사 원유성씨(35)와 식모 정양 등 2명을 범인은닉협의로 입건했다.
방양은 구속되기 전인 27일 상오11시45분 그의 집에서 기자들과 만나『한 여자로서 부탁하겠다』고 전제하고『이 사건을 아름답게 보아주느냐, 추하게 보아주느냐는 기자여러분들의 양심에 달렸다고 믿는다』고 가느다랗게 말했다. 그는 사건을 감춘 이유는『그를 죽도록 사랑했기 때문이며 자기가족들에게도 함씨가 쏘았다는 말을 입밖에 내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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