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여의 역할은 수정 되야 한다 미국 인류학자「마거리트·미드」여사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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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928년 『「소모아」의 다음 세대』라는 저서로 일찌기 남녀간의 고정적인 역할 개념을 수정하는 혁신적인 연구를 남겼던 미국의 인류학자 「마거리트·미드」박사는 최근「필라델피아」에서 가진 미국 과학진흥협의회의 토론회에서 『여자는 아버지가 되는 일만 제외하고 남자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수 있으며. 남자도 아기를 낳는 일 이외의 여성이 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주장, 점점 더 박차들 가해 가는 미국의 여성 해방 운동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했다.
그는『남녀의 진정한 차이는 육체 구조의 차이가 아니다. 사회적인 행위의 구별이야말로 남녀의 차이를 규정짓는 짓이며 이 사회적 행위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기존 사회로부터 할당되어진 것이었다』고 밝히고 이것이 곧 남녀간의 전통적인 역할 개념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과학 진흥 협회가 주최한「양성간의 생물학적, 문화적 역의 차이에 관한 「토론」에서 이 같은 주장을 내세운「미드」박사의 발표 요지는 다음과 같다.
오늘날의 남녀 역할은 수세기전에 그 당시 사회의 존립을 위해 세워진 것이었다. 즉 여성들은 그 시대에는 어린아이를 낳고 기르는데 분주했기 때문에 남자가 사냥과 낚시를 해서 자녀를 먹이도록 일해야만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수 백년 전에 비해 볼 때 오늘날은 모두가 인구의 증가를 원하지 않게 되었고, 따라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출산과 양육의 압력도 감소되었다.
이와 더불어 자식을 경제적으로 책임져야할 압력에서 남성들도 해방되게 되었다. 오늘날 어느 사회에서나 남성들이 하는 일은 거의 예외 없이「하나의 성취」로 불리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요리를 하건 인형을 만들건 남성이고 일을 했다면 그것은 성취로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 여성들은 이러한 남성들보다 더 만족스러운 일, 즉 아기를 낳는 일을 해내고 있음을 알아야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사냥을 할 능력이 적은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남성이 자녀를 기르는 일이 여성보다 부족한 것도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 사회가 준 기존의 가치관에 따라 역할이 분리된 것이었으며 사회상황이 바뀔 때 과감히 변혁되고 수정되어야할 역할이다.
실제로 현대에도 그들의 필요에 따라 남녀역할이 혼합 내지는 바뀐 공동사회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과 인간은 기대되는 대로 성장된다는 심리, 인류학적인 가설이 입증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자녀나 국민을 많이 가져야만 인류가 존속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여성들은 적은 숫자의 아이를 낳게되며 양육도 전담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모든 가사는 간단해지고 남자들도 여가에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생활은 편리해졌다.
바로 이러한 사회적인 변천이야말로「여성해방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 구조·가정 생활의 변천이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수정할 것이며, 이로 인해 여성 해방은 가장 자연스런 결과로서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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