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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의 북 폭 재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월남전쟁이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그 정확한 날짜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미국은 최초의 전사자가 생긴 1961년 12월22일을 월남전의 시작이라고 치고 있다.
그로부터 따지면 이제 월남전쟁은 꼭 10년이 지났으며, 이는 미국역사상 가장 길었던 6년6개월의 독립전쟁보다도 3년 6개월이 더 오랜 전쟁이다. 그 동안 미국은 약 4만5천명의 전사자를 냈고, 전비 1천2백억 불을 투입했는데 이는 미국역사상 제2차 세계대전 다음으로『고 가한 전쟁』을 치렀음을 의미한다.
한국 또한 국군을 파 월 하여 월남을 돕고 있지만 아직도 월남전쟁은 언제 끝날 것인지 종잡을 수 없다. 68년 5월13일이래 계속된 「파리」평화 회담이 그대로 답보하고 있는가 하면 지난 20일「베트콩」은 그의 창립 11주년을 맞아 미국과 현 월남정부와는 어떤 타협도 안하고 끝까지 항전할 것을 발표했다. 월맹은 11일부터 시작된 건기를 이용해『호지명「루트」』를 통해 대대적인 군수물자를 남파시키고 있는 반면「라오스」의「자르」평원을 다시금 위협하고 있으며「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또한 중대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표면상 월남 전쟁을 소강상태로 고비를 넘긴 듯이 보이지만 그 전국은 이렇듯 착잡하고 불안한 상태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미국은 이와 같은 시기에 작년68월1일 북 폭 전면 중지이래 최대의 북 폭을 단행하고 있으며 이는 두 말할 것도 없이 공산군의 전략활동이 격화되었기 때문이고 월남에 있는 미군을 비롯한 연합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다.
더 우기 월맹은「닉슨」대통령의 북 평 방문 또는 내년3월부터 미국에서 시작될 미 대통령 선거전과 때를 같이해서 68년 2월의 병정공세이래 최대의 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 폭은 이와 같은 공산군의 공세를 사전에 견제하는 작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북 폭 만으로써「인도차이나」 전반의 정세가 완전히 전환될 것으로는 볼 수 없다. 요는 월맹의 침략의지를 꺾어야만 하는데 내년에 있을 주 월 미군의 대폭 감축계획은 오히려 공산 측의 야욕을 더욱 자극한 것이 분명하다.
미국은 월남 화 계획의 추진, 국제적인 긴장완화, 부국 내부에서의 정치 및 경제적인 압력 등으로 주 월 미군(내년 1월말까지 13만9천명) 의 철수를 가속화시킬 예정이지만 이는 작년의 전세와 더불어 재고되어야만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은 주 월 미군 철수의 가속화를 추진하면서 주 월 미군 2개 사단의 잔류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으나, 주 월 미군이 대폭 감축될 때며, 한국군의 잔류는 힘들 것으로 보여 지며, 여기에 대해서는 한-미간의 긴밀한 검토와 협조가 다시 한번 크게 요망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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