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층건물의 방화시설 긴급 점검해본 그 실태|국내주요빌딩의 경우|대연 각 화재를 계기로 소방진단을 들어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대연 각 호텔 화재참사는 제멋대로 빌딩·정글을 이루고있는 호텔 및 고층건물의 방화에 대한 예방 및 구조물의 시설완비에 새로운 점검을 불러 일으켰다. 71년 11월말현재 전국에는 11층 이상 건물이 1백4개(이중 서울98개)나 솟아있다. 이들 1백4개의 11층 이상 고층건물은 과연 어느 정도의 소방시설 및 소화시설을 갖추고 있을까? 외국의 경우도 11층 이상 고층건물에 대한 소화작업은 각 소방서의 힘으로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자체소방·소
대연 각 호텔 대 참사를 계기로 살펴본 우리 나라 주요 고층빌딩의 방화설비 및 관리실태는 몇몇 빌딩을 제외하고는 거의 불 비 상태. 특히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서울의 1,2급 관광호텔·병원·은행·상가·아파트 등은 대부분이 가연성물질이 많은 내부설비와 유독성 가스를 내뿜는 각종 합성화학물질이 많은 편인데다 소방시설도 건축법과 소방법 상 규정된 것을 간신히 마련하여 준공검사만 끝내면 방치상태로 내버려두는 등 소방상의 많은 허점이 있다고 경찰의 소방전문가들이 밝히고 있다. 따라서 법정시설은 아닐지라도 보다 자기재산을 충실히 관리하고 타인의 인명을 보호하기 위한 자발적인 자체소방설비에는 거의 외면한 실정-.
소방훈련의 부족도 문제이다. 각 건물의 화재 시 대비로 항상 습도관리를 해야하고 또 건물이 지닌 소방시설물의 실태와 비상시 이용방법·비상탈출경로·탈출방법 등을 알리는 훈련이 부족하다. 전국의 이름난 중요 빌딩의 소방시설 관리상황을 소방전문가들의 진단자료를 통해 살펴본다.

<관광호텔(등급별 등록 순) 카피트까지 방화처리>
▲조선호텔=지상 16층의 조선호텔은 비교적 방화설비가 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적지 않은 허점도 지적되고 있다.
각층에 소화전 3개, 소화기 5개씩 마련되어있고 모든 문은 방화철문에다 카피트까지 방화처리 되어 있는 것이 특징.
피난시설로는 옥외 비상계단이 없는 대신 내화벽으로 만들어진 옥내 비상계단이 2개소에 있어 완전히 방화관리가 잘된 것으로 외견상 보이지만 자동경보시설과 법정시설인 연결송수관장치가 안되어 관할 서울중부소방서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경보기는 미국식 수동경보기로 비상사태 때 고장 또는 종업원들의 당 황, 혼란으로 작동이 안 되는 경우에 대비할 자동경보기설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 소화전·유도표지·비상전원의 확보도 비교적 잘되었으나 건축공정에서 건물의 하중을 감소시킨다고 옥상에 꼭 있어야할 저수 조를 지하에 마련하여 법정소방시설인 연결송수관장치를 못한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소화설비와 훈련완전>
▲로얄 호텔=호텔 건물 중 우수하고 그래도 소방설비 면에서 모범적인 것으로 평이 나있다. 소방경찰도 이점은 시인하고 있다.
자동화재탐지시설 등 경보설비와 층마다 소화전2개, 소화기2개씩 비치돼있고 예비 호스4개가 마련되어 있다. 내화천장시설 등 경보·소화설비가 거의 완벽.
피난시설로 옥내 비상계단 2개소 모두가 완전 방화장치가 되고 모든 문이 방화철문에다 옥외비상시설도 아울러 준비되어 3∼4층, 20∼21층 사이에 높이 1m의 공간시설인 공중 층의 시설로 수직 연소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고 종업원에게도 1주 3회의 방화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13층 이하는 경보미비>
▲서울동급 호텔=최근 순수한 일본 관광재벌계의 호텔로 건축된 서울동급(도오뀨) 호텔은 총 25층 건물.
15층 이상이 객실이고 나머지는 사무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자동화재감지기와 화재보지 기 등이 파이어·벨·시스템으로 각층에 2조씩 마련되어 있고 1층 안내 실에서 건물전체에 통하는 스피커 장치를 하여 화재 때 알리게끔 되어있다. 또 소화기·소화전 설비는 물론 현관입구에 소방차용 스탠딩·파이프 연결구가 만들어져 있고 옥외비상계단과 옥내상용계단의 비상계단구실·갑종방화철문 등이 잘되어 있다. 그러나 사무실로 사용되는 13층 이하는 경보시설의 작동이 잘 안 되는 결함이 있다. 소방경찰로부터 보수 또는 개수명령을 받은 적이 있다.
▲세종 호텔=형식상의 법정소방시설을 모두 갖춘 것으로 되어 있다.
경보설비로 자동탐지기 등이 도오뀨·호텔과 비슷하게 마련되고, 교환 실에서 전체 건물에 화재를 알리는 전화가 가능한 특징에다 소학기도 층별로 2, 3개씩 있다.
또 피난설비로 옥외 비상계단이 있고 대연 각 화재 후부터 비상 줄사다리도 마련 중. 그러나 모든 문이 목조여서 방화 차단을 할 수 없고 따라서 화재 시 화염을 수평 차단하기는 난점이 많은 것으로 소방관들이 지적하고 있다.

<구조 복잡해 피난곤란>
또 엘리베이터의 비상전원이 불 비하고 17층의 경우엔 비상계단이 연회실로 사용하는 무궁화실 안에 있어 투숙객 등이 비상계단을 찾기가 무척 곤란할 정도로 분간이 안되고 있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학교건물을 뜯어 고쳐서 만든 데다 그것을 기준 삼아 늘린 모자이크 식 건물이어서 내부구조가 복잡하여 화재 시 피난방도도 적절치 못한 것이 두드러진 특색이라고.

<완벽한 옥외 비상계단>
▲KAL빌딩=총 23층 건물. 19층 이상이 호텔로 사용되는 KAL 빌딩은 경보·소화 시설은 조선호텔과 비슷한 수준으로 마련되어 있다.
층별로 소화전3개, 사무실에1개, 복도에 2개씩 설비되어 있고 천장은 내화처리 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의 특정은 피난시설로 옥상에 헬리포트, 옥외 비상계단 등이 완벽하다는 점이다.
폭 lm의 철사다리가 2개씩 부수 시설로 마련되고 카고·엘리베이터도 긴급 사용이 가능한데다 15층 이하는 인접건물인 피 킹 빌딩 에 건너 뛸 수 있고 줄사다리도 준비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호텔부분에 거의 깔린 카피트가 오히려 좋아 담뱃불이 걱정될 정도인데다 경보시설의 결함이 자주 지적되고 있다.
이 호텔의 경보설비는 법정 자동화재답지시설이 아닌 연기감지시설로 담배연기 정도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여 오보가 잦고 이를 귀찮게 여겨 종업원 등이 꺼두는 일도 자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설이라곤 소화전뿐>
메트로 호텔-소화전 설비가 되어있을 뿐 방화구획이 안된데다가 연결송수관 시설이 안된것등 법정소방시설이 불 비 상태.

<연결 송수관 일부에 만>
▲사보이 호텔=소화전·경보시설 비교적 구비되었으나 소방작업에 꼭 필요한 연결송수관 시설이 일부밖에 마련되어 있지 않다.

<상가 아파트>
소방당국이 가장 골치를 앓고 있다. 지상17층 지하1층의 진 양 빌딩의 경우 소화전이 층별로 1개씩과 외부 2개 등 모두32개·소화기 5백 개·옥외 비상계단 2개소 등이 마련되어있으나 아파트 방 2백63개·점포37개에 비치된 소화기 사용훈련이 거의 안되어 있다는 것-.
경보시설로 자동화재감지기 2백35개와 수동경보기 40개, 방화 사 3백 개, 물 양동이 10개, 옥상의 헬리포트 2개소, 줄사다리 30m짜리 2개, 20m짜리 2개 등이 있으나 줄사다리는 평소 경비실에 비치되어 유사시 실제사용여부가 의문시되고 헬리포트도 대연 각 화재 전까지는 TV안테나 4개가 늘어서 헬리콥터가 착륙 불가능한 상태이던 것을 26일에 비로소 철거하기도 했다.

<소방 로 좁아 작업불편>
▲낙원상가 아파트=낙원빌딩은 소화전 41개, 소화기 52개, 도끼 2개, 갈쿠리 7개, 방화 사 50주머니 등이 비치되어있으나 비상계단이 건물서쪽내부의 옥내 비상계단으로 화재발생 시 완전히 제구실을 할지 염려되고, 경보시설도 층마다 계단입구에 2개씩 되어있으나 전부 수동식으로 완전자동화가 시급한 실정-.
또 상가건물 밑으로 차도가 있으나 건물양측 도로가 협소해서 소방도로로서 적합치 못한 점과 소방작업에 지극히 불편한 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무실

<무난한 소화·피난시설>
▲쌍용빌딩=지상 18층 지하2층 건물. 각층의 층계마다 2개의 소화전이 있고 옥외에 2개씩 모두 39개. 피난시설로 헬리포트와 긴급피난구조대 4개 등 갖춰야할 소방시설은 거의 갖춰져 있다.

<다 창이라 연소촉진 우려>
▲삼일빌딩=안전구역·방화구획 등이 비교적 잘되고 소화전이 층마다 1개, 소화기 4개, 자동화재탐지기, 수동식 경보기1대씩에다 기관실과의 직통진화가 층마다 가설되고 옥상의 헬리포트 등 피난시설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건물구조상 창문이 많은 다 창형이니 만큼 화재 때 유리가 파손되어 연소를 촉진시키는 공기의 공급이 손쉬워 연소율이 약간 문젯거리. 안전구획이 가장 잘된 빌딩-.
◇병 원

<당국에서 수차 경고>
▲국립의료원=국제병원인 메디컬·센터는 옥내소화전, 연결송수관설비. 자동화재탐지설비 등이 엉망인데다 피난계단마저 마련되지 않아 소방당국으로부터 수차에 걸쳐 시정조치를 하도록 경고했다고 소방당국이 밝혔다. 병원 측은 예산영달이 안되어 근본적인 손을 못 대고 있다고. <백학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