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성국회의원과의 대화|서울YWCA 시국토론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윤덕 의원>
서울YWCA는 매수수요일 하오6시∼7시 4여성국회의원과의 대담을 차례로 마련, 여성단체대표·주부·일반 직업여성이 참가하는 시국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 대담「시리즈」첫날인 8일에는 김윤덕 의원(신민)이 30여명의 여성들과 마주앉아 김장값·여성운동·국정감사에 얽힌 얘기, 그리고 서로에 대한 요망사항 등 광범위한 대화를 나누었다. 다음은 여성의원들과 여성유권자들이 주고받은 대화의 내용이다.
-올해는 김장값이 싸서 물가고를 이기는데 도움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애써 생산한 농촌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이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고 내년에는 김장심기를 꺼린다면 김장값은 또 비싸질게 아닌가. 생산자와 소비자를 함께 보호하기 위해 국회는 어떤 일을 했는가.
『쌀·보리·김장· 해태 등의 농수산물에 대해 정부가 예시가격을 미리 보여줌으로써 생산계획과 소비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생산을 독려할 뿐 아니라 판매에도 힘을 써주어야 한다는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있다.
-여성의원이 5명 이나되는 이번 국회에서 여성을 위해 특별히 한일이 무엇인가.
『현재 4명의 여성의원이 보 사 분과에 속해있으므로 모자보건·부녀복지·식품·약품 등의 문제에 중점적인 관심을 쏟고있다.
지난 국정감사를 예로 든다면 각 도 부녀아동계장을 연말까지 여성으로 대치하는 문제, 현재 0.4∼0.6%밖에 안 되는 부녀사업비예산을 늘리는 문제, 평균연령이 21세밖에 안 되는 가족계획요원을 결혼·출산의 경험이 있는 나이든 여성으로 바꾸는 문제, 그리고 농촌환경을 개선하고 읍 단위로 하나씩은 농번기탁아소를 설치하는 문제 등에 대해 따지고 약속을 받았다. 』
-여성단체활동을 뒷받침해주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현재 정부에 민간단체보조비가 책정되어 있는데도 여성단체들이 보조를 받지 못했던 것은 여성단체에도 책임이 있었다고 본다. 앉아있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리 저리 길을 찾아 건의한다면 예산을 얻을 수 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겠다. 다만 조금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국내외로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여성단체들이 너무 안일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여성이었기 때문에 정치활동에서 부닥치는 난관은?
『여성에 대한 차별의식이 뿌리깊은 남성들 속에서 일하기란 힘든 일이다. 인내와 지혜를 필요로 한다. 한번은 정당한 나의 항의에 대해<건방지게 굴지 말라>고 누르려는 상대방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싸움을 벌이는 대신 이틀동안의 끈질긴 협조거부로 공개사과를 받고야만 일이 있다. 여성이 여성다움을 매섭게 지키며 나아갈 때는 그들도 함부로 굴거나 남존여비를 휘두르지 못한다. 국정감사 때도 나는<머리 기르고「미니·스커트」입고 다니는 젊은이들의 풍조가 퇴폐풍조가 아니라 씰 한 가마 값으로 점심 끼를 먹는 당신들의 요정출입풍조가 퇴폐풍조>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앞으로 여성을 위해 할 일은?
『여성단체나 일반주부들을 틈 있는 대로 만나 도울 일을 찾겠다. 그리고 부정식품·약품문제는 4년 동안 뿌리뽑도록 끈질기게 노력하겠다. 이혼법·재산상속법개정에 대해서도 노력하겠다. 그러나 지금은 여성만의 일을 붙들고 있기에는 너무나 급박한 정세 속에 있음을 여성여러분이 이해하고 또 스스로의 생활 속에 어떤 자각을 심어주기 바란다.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