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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의 지하 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인도 군은 동「파키스탄」행정수도「다카」의 8km지점까지 진격. 이 도시를 완전 포위했다고 오늘 아침 외신은 전하고있다.
「다카」는 벌써 1주일 째 죽음의 도시로 화해버린 모양이다. 식량·물·휘발유 모든 게 동이나있다. 온 도시가 흡사 공포의 통조림 속에 갇혀있는 형상이라 한다.
「다카」의 시민을 가장 괴롭히고 있는 것은 그 중에서도 시끄러운 음향들인 모양이다.
『이것은「파키스탄」이라는 국가의 존망을 건 최후의 성전이다. 』이렇게「파키스탄」방송은 쉴새없이 절규하고 있다.
한편「캘커타」로부터의 이른바 해방방송은 『「파키스탄」 해방이 멀지 않았다』고 외치고 있다.
어느 쪽이나 다 귀청이 터지도록 군가를 사이사이에 방송하고있다.
그리고는 또 쉴 사이 없이 공습경보가 울리고 있다. 인도공군기가 떨어뜨리는「로키트」탄이 있고, 이를 맞는「파키스탄」의 대공포화가 있고, 대피 처를 찾아 울부짖는 어린이들의 비명, 피난을 독려하는 병사들의 아우성…, 이런 게 멎으면 다시 또「라디오」가 고막을 찢어놓는다.
「다카」에는 방공호가 많지 않다. 따라서 공습 때에도 대부분의 시민들은「콘크리트」담 뒤에 숨는 게 고작이다. 지난 9일 밤에는 잠자던 고아1백50명이 폭사했다는 보도도 있다. 대피호시설만 완비돼있었으면 모면할 수 있었던 죽음이었다.
좋은 지하 호만 있으면 웬만한 핵 폭탄에 의한 공격에도 살아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완벽한 지하호가 있어도 전쟁에 대한 인간의 공포심과 불행을 막을 수는 없다.
요새는 또「지상제압열대」라는 가공할 무기도 개발중이라 한다.
이것을 적국의 상공에 떨어뜨려 놓으면 마치 태양이 접근한 것처럼 엄청난 고온이 나라전체를 둘러싸게 한다. 그러면 열풍 때문에 지표는 물론 지 중까지도 초 열의 지옥처럼 되어버린다.
이런「지상 제압 핵 열대」의 발사기지는 인공위성이 된다. 곧 자주 안의 위성으로부터 수 폭의 외부에 연 채 물질을 담은 핵 열통이 연속적으로 투하된다. 그 다음에 공중연소를 돕는 매개물질이 투하된다. 이러면 일정지역의 상공은 핵 열대로 뒤덮이게 된다.
수 없는 수소폭탄이 초 고「에너지」를 뿜으면서 계속 타오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태양이 지구 바로 위에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물론 미래전쟁 때의 얘기다. 그러나 꿈같은 얘기만은 아니다.
해방 후 처음으로 전국적 민방공훈련이 10일 실시되었다. 우리는 아직도 상당기간 전쟁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야 할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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