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선보일「민족문화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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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장충단에 세워지는 종합민족문화「센터」의 핵심이 될 국립극장 건물이 72년 말까지로 예정된 날짜에 마치기 위해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종합민족문화「센터」 건립계획은 「문화예술을 중흥하고 민족문화의 기반을 구축하려는」 정부의 계획에 따라 국립극장·국립국악원·중앙공보관·국립도서관·현대미술관·종합박물관·학예술원·세종대왕 기념관 등을 71년까지 새로운 건물에 배치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종합민족문화「센터」 건립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것이 66년. 6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방대한 계획은 재정적 이유 때문에 대폭 수정, 합리적인 건물 이용계획에 따라 몇 군데만 신축하고 대부분 기존건물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즉 세종 기념관(홍릉) 종합박물관(경복궁)이 신축되고 현대미술관·학술원·예술원 (이상 경복궁)은 기존건물을 이용하게 되었으며 국립도서관은 신축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공사가 진행되고있는 국립극장 건물이 완공되면 대체적으로 이 계획은 마무리지어지게되는 것이다.
종합민족문화「센터」라는 이름을 갖게된 남산록 응봉공원의 신축건물에는 국립극장과 국립국악원이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미 67년에 완공된 근처의 현 국립국악원 건물은 국악사 양성소만이 사용하게 된다
종합민족문화「센터」는 대지 1만 7천 6백평에 건평 8천 9백 25평 규모로 세워지는 지하 3층 지상 4층의 철근「콘크리트」 벽돌조 건물이다. 여기에는 6천 1백 59평의 대극장과 1천 2백 44평의 소극장 그리고 국립극장·국립국악원 사무실이 들어갈 1천 5백 22평의 관리동이 들어간다.
건물은 지상 위에 떠있는 공중누각 식으로 8각의 육중한 「콘크리트」기둥들이 떠받치는 형식이다. 이 「콘크리트」기둥의 8각과 선은 한국의 전통적 건축양식을 느끼게 한다.
또 기단에서부터 지붕까지 닿아 처마를 받치고있는 19·4m의 날개 있는 큰 기둥 38 개는 특히 인상적이다.
무대 탑을 포함한 건물의 높이는 47·92m로 9층 건물과 맞먹는다. 대극장의 무대는 4백 평으로 회전·수평이동·입체승강이 가능한데 지하 3층 높이 10m가 조금 넘는다.
대극장에는 1백명이 연주할 승강식 「오키스트러·피트」가 장치되며 냉난방·자동조명·음향·발전·변전시설이 갖추어진다.
또 「라디오」·TV 중계시설과 5개국어 동시 번역장치도 아울러 준비되며 3백대의 차가 주차할 주차광장 대분수 시설도 마련된다.
대극장의 좌석은 귀빈석 1백 50석율 포함해 1천 4백 76석, 소극장은 3백 40석의 좌석이 마련되며, 4백평 규모의 대연습실 1개와 소연습실 2개도 있다.
건물 앞면에는 폭 38m의 28계로 된 대계단이 있는데 이 화강암 석재는 전남 황등산이다.
동양 최대의 규모라는 이 극장 건물에 소요되는 예산은 모두 24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정부예산이 19억 9천여만원이다.
이 예산은 경제개발 특별회계에 책정된 것으로 67년부터 지금까지 11억 7천 3백여만원이 투입되었다.
5년 동안 끌어온 이 공사를 72년에 8억원을 더 투입, 완공시키려는 계획은 지난 8월 윤주영 문공부 장관이 신임하면서 이루어진 것. 재정부족이라는 이유로 지연을 지속하면 자금소모가 훨씬 높아지며 또 「문예중흥 장기계획」이나 「문화예술 진흥법」이 71년 말까지 확정됨으로써 정부의 문예 중흥정책을 물량 면에서 뚜렷이 자랑할 터전을 구축할 필요에서 73년 말까지로 천연되던 준공계획이 1년 정도를 단축하게되었던 것이다.
공정은 건물의 골조를 끝내고 방수공사, 내부간 벽 그리고 기재 부착공사, 계단 석축공사가 한참이고 곧 내장공사와 조경공사에 착수하게 되어있다.
64년 7월에 착공되었던 일본 국립극장은 2년 3개월 만인 66년 10월에 완공되었는데 연건평은 8천 1백 11평으로 우리보다 8백평 정도 작지만 대극장의 좌석은 1천 7백 46석, 소극장은 6백 30석으로 각각 민족문화「센터」의 수용인원보다 많다.
이들의 총예산은 39억원으로 훨씬 많은 돈이 쓰여졌지만 그 대신 공기가 짧았다.
앞으로 남은 문제는 공정에 맞추어 완공하는 일과 3억 9천 9백만원의 비정부 예산부분의 재원을 확충하는 것이라고 현장책임자는 말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국가적인 기념건물 등엔 독지가의 기부를 받아 장식하는 것이 관례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극장 무대 막·대분수대 설치공사·3대의「엘리베이터」 설치공사·객석의자·「카피트」·정원조경 등을 독지가의 기부로 충당할 수 있는 계획이 짜였다. 구체적인 교섭계획도 곧 결정을 보게 되었다.
한국 민족문화예술의 대 전당으로서의 면목을 자랑할 종합민족문화「센터」가 73년 초 개관하면 한국 무대예술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이 틀림없다.

<공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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