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으로 치닫는 이전투구 인「파」전|열세로 고전 파키스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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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면전으로 돌입한 인도·「파키스탄」전쟁은 우선 예상대로 인도 군이 우세를 차지한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파키스탄」은 대인도전이 불가피한 것을 각오하고 군사적 열세를 강대국의 개입 특히 중공의 군사원조로 만회하기 위해 본격적인 개전을 늦추고자 노력했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전쟁은 순 군사력적인 측면에서 뿐 아니라 군사력 외적인 요소도 감안하여 양자의 우열을 가늠할 수 있다.
우선 순 물리적인 군사력 면에서 보면-병력 상으로「파키스탄」은 98만 명의 인도 군에 비해 절반도 못되는 39만명. 장비 면에서도 인도 군이 전차1천4백50대. 「제트」전투기 6백25대, 함정이 58척인데 비해 「파키스탄」군은 전차8백70대, 전투기 2백85대, 함정 26척으로 훨씬 뒤지고 있다.
「파키스탄」공군이 「프랑스」제 최신 「미라지」기를 갖추고 있으나 인도차도 「미사일」까지 장비한 소제 「미그」기를 보유하고있어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
전쟁이 장기로 접어들게 되면 「파키스탄」은 더욱 불리해 질 것으로 보인다. 국력의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는 인구 및 경제력 면에서도 「파키스탄」은 인도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인도의 인구 5억5천7백 만명에 대해 「파기스탄」은 1억2천6백 만명. 그러나 이 「파키스탄」정부에 적대적인 동「파키스탄」의 7천만 명을 젖혀놓으면 만명 가량 밖에 안 된다.
경제력으로 볼때도 인도의 국민총생산이 4백90억「달러」(70년 기준)인데 비해 「파키스탄」은 동서 합쳐 1백60억「달러」. 71∼72년의 국방예산은 인도가 16억5천6백만「달러」인데 비해 「파키스탄」은 7억1천4백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더욱이 「파키스탄」측은 원료의 공급과 상품판매시장으로 재정을 뒷받침해주던 동「파키스탄」의 피폐로 현재의 경제상태는 최악의 궁지로 몰려있다.
이런 상황하에서 「파키스탄」이 전쟁으로 동「파키스탄」을 유지하기란 힘에 겨운 일이다. 지리적으로 인도를 사이에 두고 1천「마일」이나 떨어진 동「파키스탄」을 군사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동「파키스탄」에 주둔중인 「파키스탄」군을 지원하려면 해상 「루트」와 항공수단 밖에 없는데 인도대륙을 돌아 동「파키스탄」에 이르는 거리는 「카라치」에서 「이탈리아」의 「로마」에 이르는 거리에 해당된다.
더욱이 해병력이 우세한 인도 군이 「벵골」만을 봉쇄하고 있어 해상 「루트」의 유지는 실현불가능한 일이다.
또 현재 동부국경에서는 「파키스탄」의 4개 사단 8만 병력에 대해 인도는 7개 사단, 3개 여단 및 7개 장갑연대 등 20만의 병력을 동원하고 있으며 10만 명으로 추산되는 「무크치·바히니」(벵골·게릴라)의 지원을 받아 동「파키스탄」을 휩쓸고 있다.
한편 「파키스탄」군은 서부국경에 2개 기갑사단을 포함한 9개 사단을 배치하여 인도의 12개 사단, 3개 여단, 1개 기갑사단과 대치하고있다.
「파키스탄」측으로서는 현실적으로 동「파키스탄」을 군사적으로 지탱하기 어려워졌으므로 이를 포기하는 대신 이에 대한 대상으로 오랫동안 양국사이에 분쟁이 돼왔던 「캐슈미르」지방의 점령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캐슈미르」지방은 주민의 대부분이 회교도로서 인도보다는 「파키스탄」에 친근감을 가지고 있는데다 반 인도지하조직까지 활동하고있어 「파키스탄」군이 작전하기에는 매우 유리한 곳이다.
즉 인도의 곡창인 「푼잡」주와 「캐슈미르」에 이르는 열 후부를 양단, 인도 군을 양단함으로써 인도 군을 분단, 「캐슈미르」를 공략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측으로서는 이 경우 65년의 전쟁 때처럼 「파키스탄」영내의 전략적 요충인 국경도시 「라호르」에 대한 공략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보아도 인도 군은 「파키스탄」에 비해 득을 보고 있다. 「파키스탄」은 지난 11월초부터 「캐슈미르」북방의 「카다코룸」회랑을 통해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물자 원조를 계속해왔으나 12월에 들어서며 강설로 인해 이 통로가 차단돼 버렸다.
또 인도는 「히말라야」의 중공접경지대의 강설로 중공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위협이 줄어들었다고 판단, 이 지역에 배치됐던 산악사단을 「파키스탄」과의 격전지로 빼돌리는 여유까지 갖게되어 속전속결을 서두르는 형이다. <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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