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절하"…주사위는 던져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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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기축통화로서 전후의 세계에 군림해왔던 「달러」의 절하가능성이 미국 스스로에 의해 발설됨으로써 그 충격파가 광범위하게 번져가고 있다. 10개국 재상회의에서 미국이 「달러」절하라는 결정적 「주사위」를 내던진 배경과 논란되고있는 절하의 방법론 및 앞으로 남은 문제가 무엇인가를 추려, 정리해보면. <편집자주>

<남은 문제>
「로마」회의에서 얻은 성과는 ①미국이 「달러」절하 의사를 처음으로 밝힌 것과 ②각국이 구체적 절상 폭을 논의했으며 ③무역방위문제를 통화문제와 분리하여 60일 이내에 2국간 교섭으로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는 것 등이다.
앞으로 남은 문제는 첫째 「달러」 절하방법 및 각국통화절상폭등 다각조정에 관한 구체적 시안을 작성해야한다는 것이다. 국제통화위기 해소에 각국이 협력한다해도 자국의 이해가 앞설 것이니 만큼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다.
다음은 10%수입부가세 철폐문제다. 미국은 철폐한다고 약속했으나 통화조정 뿐만 아니라 무역·방위비 분담문제 등이 타결되어야 철회할 것이 분명하다. 끝으로 방위비 분담·무역문제다. 미국은 통화위기의 해소에 협력하겠지만 미국의 국제수지를 압박하는 무역공세해소, 그리고 미 주둔군의 방위비를 분담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현안의 여러 문제점은 이미 「닉슨」대통령의 8·15조치이후 끊임없이 거론되어온 것들이다.
미국은 국제수지개선을 위해 세계자유무역을 가로막는 조건을 제기, 서방 주요국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당초의 입장을 조금도 바꾸지 않고 지금까지 끌고 왔다.
「로마」회의결과 미국과 기타 주요국의 대립은 4개월만에 종지부를 찍으려 하고있으며 주요 국들은 미국의 일방적인 처사를 좋든 싫든 흥정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연내에 새로운 교환 「레이트」시안을 제시해야할 국면에 이르렀다.
전후 최대의 통화위기가 어떻게 처리되려는 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세계각국의 외환 율이 일제히 변경된다는 것만을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워싱턴」통화회담은 세계경제사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인지 주목을 끌고있다.
아무튼 「달러」절하 설에 자극 받아 구주외환시장은 또 한번 혼란에 빠졌으며 「달러」는 사상최저시세를 나타내고있다.
영란은행은 「파운드」당 2·4974「달러」로 최저시세를 기록한 「달러」를 3일부터 매입 중지했고 서독·「벨기에」·화란·「스위스」에서도 「달러」시세는 최저가로 폭락했다.
불란서는 환투기를 막기 위해 국내에 예치되어있는 외국자금을 10일까지 인출하지 않으면 동결하겠다고 나섰다.
외환시장의 혼란으로 당연히 금 투기가 활발해져 금 시세는 상승하고있다.
2일 「런던」금시장의 시세는 「온스」당 43「달러」75「센트」로 하루 전에 비해 15 「센트」 올랐으며 「취리히」에서는 43「달러」67「센트」로 5「센트」가 올랐다.
「파리」시장에서도 43「달러」75센트로 강세를 보이고있다.
이러한 금 매입투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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