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다 보이는 '블루 프리미엄' 억~소리 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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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용호동에 분양 예정인 W 아파트에서 바라다보는 푸른 바다와 광안대교를 컴퓨터그래픽으로 묘사했다. 한강·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블루 프리미엄’을 가진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된다.

‘블루 프리미엄’. 강이나 바다 조망권의 몸값을 말한다. 조망권은 탁 트인 전망만을 뜻하지 않는다. 주택시장에선 ‘돈’이기도 하다. 조망권이 좋은 집은 같은 지역, 같은 단지에서도 가격이 훨씬 더 비싸다. 특히 강·바다 조망권은 강이나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아파트를 짓기가 지역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높다. 강변이나 바닷가에 지을 수 있는 아파트가 많지 않은 것이다.

 대표적인 블루 조망권은 한강과 바다가 꼽힌다. 이들 조망권 가치는 많게는 3.3㎡당 1000만원 이상 나간다. 집값으로 치면 억대인 셈이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청담자이 전용 82㎡형 시세가 12억5000만~14억3000만원이다. 한강을 볼 수 없는 인근 단지보다 1억~2억원 더 비싸다. 부산 바닷가인 해운대 아파트들의 시세도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고층이 바다 조망이 어려운 저층보다 3.3㎡당 1000만원 가량 더 높다.

 오래간만에 블루 프리미엄을 가진 아파트들이 잇따라 분양된다. 서울 한강변과 부산 바닷가에서다. 대부분 조망권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초고층으로 지어진다. 그동안 ‘블루 조망권’을 갖춘 단지들은 큰 주택형으로 고급스럽게 설계됐지만 요즘은 실속형의 중소형이 많다. 고급주택의 전유물이던 조망권이 중소형 주택에서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한강변에서 연말까지 5개 단지가 분양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에 지상 45층의 래미안강동팰리스를 분양한다. 한강 바로 옆은 아니지만 고층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이 단지는 999가구 중 꼭대기층 고급주택인 펜트하우스 12가구를 제외하곤 전용 59~84㎡형의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한강을 볼 수 있는 아크로리버파크와 마포한강2차 푸르지오, 부산 바닷가의 엘시티 조감도(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래미안강동팰리스 조현직 분양소장은 “한강 조망권을 갖춘 보기 드문 단지여서 부대시설 등을 고급스럽게 조성해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낡은 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한강변의 서초구 반포동에서 신반포1차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가 500여 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이 일대의 첫 초고층 아파트여서 한강 조망권 희소가치가 크다.

 대우건설이 마포구 합정동에서 분양하는 마포한강2차푸르지오도 대부분의 가구에서 한강을 볼 수 있다. 지상 36층 2개 동인 이 아파트도 중소형 위주다.

 남쪽으로 한강을 끼고 있는 광진구와 성동구에서도 한강 조망권 아파트가 나온다. SK건설은 광진구 구의동에서 29층의 강변SK뷰를 내놓고 두산중공업은 뚝섬 옆인 성동구 성수동에서 50층에 가까운 초고층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 앞바다 조망권이 좋은 마천루 아파트가 분양 경쟁을 벌인다. 부산시 남구 용호동 용호만매립지에서 아이에스동서가 지상 69층의 W를 분양하고, 해운대구 중동에서 85층의 엘시티가 나온다.

 이들 단지는 부산 야경의 명물인 광안대교 조망권도 갖춘다. W는 광안대교 진입부에 위치해 광안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7429m 길이의 광안대교에는 시간대·요일·계절별로 나눠 10만 가지 이상의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는 경관조명시설이 설치돼 있다.

 아이에스동서 박정훈 홍보팀장은 “바다 경치를 만끽할 수 있게 외부 테라스를 만들고 거실과 안방도 2면 개방형 설계를 적용했다”며 “일부 가구의 경우 부부욕실에서도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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