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밤의 여·야 총무회담은 여러 면에서 8대 국회 초유·최장의 기록을 남겼다. 하오 4시 30분부터 27일 자정 넘어 까지 8시간의「마라톤」총무회담은 공화·신민 양당의 원내총무가 임명한 부 총무인 전관대표(공화=장영순·신민=조연히)가 협상을 벌여「전관대표 총무회담」이 됐는데 회담 중 마신「주스」가 26잔, 담배꽁초만도 1백27개였다는게 비서실의 통계. 그러나 이 회담은 현오봉·김재광 두 여·야 총무가『시국과 오늘의 국회형편을 보는 자세의 일치』라는 데서 타결 점을 찾은 막후협의사항의 공식 확인이었다고.
그럼에도 밤 11시쯤 신민당이 지자제법안과 중앙 정보부법 개정안을 내년 6월 이전까지 통과시키도록 보장하라 해서 위기에 부딪쳐 백두진 국회의장은 고유석, 조병옥 박사의 말을 인용,『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불태울 수 있느냐』고 설득하고, 조 부 총무가「뉴서울·호텔」에 있는 김재광 총무를 만나고 온 11시 40분에야 간신히 타결되어 합의서 작성에 들어간 것.
『총리에 취임한 이래 가장 어렵고 늘 걱정을 해온 것은 박 대통령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아는 일이었다』-.
김종필 국무총리는 26일 저녁 언론인 친목 단체인 관동「클럽」초청 만찬회에서『지난 5개월간 총리직에 있으면서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하면서 그 첫 번째를 이렇게 말했다.
김 총리는『두 번째는 무엇인가를 알아야겠는데 자신의 무식을 느꼈을 때이고, 마지막으로 국민들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라면서『총리직이 아무 것도 안 하면 안 할 수도 있는 자리인 것 같기도 하지만 청구동(김 총리 사저) 에서 삼청동(총리 공관)으로 옮겨와 보니 하루하루가 가시방석 같고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도 했다.
재무위의 세법심의 7인 소위는 보안을 한다고 장소를 대 연각「호텔」에서「도오뀨·호텔」2215호실로 옮겼으나, 2l15호실엔 세출계수조정소위가 자리잡고 재무부가 20층부터 22층까지의 30여개 객실을 모두 전세 낸 바람에 행정부 직원들로 장바닥을 이루었다.
철야회의는 김창권 위원장이 조선「호텔」의 공화당 대책본부를 다녀오느라고 26일 밤 11시나 돼서 시작되었는데 여·야 총무회담 결과를 기다리랴, 또 총무 단이 멋대로 합의했다는 불만 때문에 몇 차례 결렬의 고비를 넘겼다.
특히 총무회담에서 갑근세 공제액을 1만 5천원 선으로 의견이 접근됐다는 얘기가 퍼지자, 야당의원들은 『재무위원은 총무단 뒤치다꺼리나 하란 말이냐, 그러면 그만 두겠다』고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