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소모전 끝에 소위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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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틀째 세제 개혁안에 대한 부별심의를 한 22일 재무위는 여야간에 심의 일정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똑같은 내용의 반복질의로 자정을 넘겼다. 야당의 재무위원들은 소위를 빨리 구성하기를 바랐으나 총무단에서 24일까지 끌라는 지령이 떨어져 똑같은 얘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고, 공화당 측은 밤을 새워서라도 부별심의를 끝낸다는 방침을 세웠던 것.
김창근 위원장은 회의도중 백남억 당의장과 현오봉 총무에게 『야당 총무단의 바람을 막아달라』고 요청해서 현 총무와 김진만 재정위원장이 「방풍지원」에 나서 야간 총무회담 끝에 23일 중으로 세법수정소위를 구성키로 하고야 여야간의 소모전이 끝났다.
국회 경제위에선 평소 출석성적이 좋지 않던 김진만 공화당 재정 위원장과 이병옥 무임소장관이 나와 『농림정책은 청사진도 없이 관리들이 예산이나 따서 나누어먹기나 한다는 얘기가 많다』(이병옥 의원)
『내가 농림장관이라면 농민을 위해 한가지만이라도 일을 해놓았거나 그렇잖으면 물러났을 것』(김진만 의원)이라고 정부경제시책을 호되게 몰아치면서 『10년 동안 되풀이해온 변명만 하면 퇴장하겠다』고 으름장.
또 이날 따라 기획원·재무부·농림부에서 모두 차관들만 나와 한병심(신민) 의원은 『경과위는 언제부터 차관만 상대하는 위원회가 됐느냐』고 했고….
한편 34억4천여만원의 국회소관예산을 다룬 운영위에서 자가비판과 자체 예산삭감론이 나왔다.
송원영(신민) 의원은 『의원들이 외국에 나가는 것이 놀러 다니는 것 같은 인상을 주어왔으니 앞으론 여행결과를 종합한 보고서를 내도록 하고 여행자체도 극회의장이 규제토록 할 수 없겠느냐』고 했고. 강성원(공화) 의원은『국민의 세금 낼 능력이 한계점에 와 있어 내년에는 세입결합의 위험이 많으니 우리가 먼저 의사당 신축비 25억원을 모두 깎은 뒤 정부 쪽의 공공시설투자도 대폭 줄이도록 하자』고 한 것.
신민당의 달성-고령 지구 보선 후보 공천은 당선가능성이 높은 신인과 당원만 긴 당원과의 대결 끝에 결국 당력이 승리.
외유중인 윤제술 김영삼 정해영 유청 네 사람을 뺀 정무위원 21명이 전원 참석한 22일의 정무회담에선 논쟁 끝에 비밀투표에 붙었는데 1차에서 조성기 8, 임차문 5, 곽태진 4, 현해봉 4표로 모두 과반수미달.
2차에선 현 11, 조 5, 임 3, 곽 2표로 3번 주자였던 현씨가 공천을 땄다.
이 역전은 현·임·곽씨로 갈라졌던 주류가 표를 현씨에게 모아준 결과로 새 사람을 받아들여야할 상위를 외면하는 파벌의 장벽을 다시 한번 과시(?)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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