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늦게 기세 떨치는 유행성 각결막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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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안질이 유행하고 있다.
예년에는 주로 봄과 가을에 기세를 떨치던 유행성각결막염(돌림 눈의 일종)이 금년에는 11월이다 가는데도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있어 서울시내 각 종합병원 안과 진료실은 밀려드는 환자로 초만원이다. 유행성각결막염의 원인·증상·치료 및 예방에 대해 「카톨릭」의대 안과 교수인 이상욱 박사에게 알아보기로 한다.
일반에게는 돌림 눈으로 널리 알려진 유행성각결막염의 병원체는 「바이러스」이다. 봄철과 가을철에 유행하는 안질이었는데 최근에는 1년 내내 유행, 환자가 급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앓는 동안 고통이 극심하나 특효약이 아직 없는 실정이어서 예방이 가장 중요시되는 유행성각결막염은 새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감염력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과 둘째 보통 결막염의 경우에는 시력 장애가 없으나 유행성 각결막염 때는 20∼30%가 시력장애를 일으킨다는 점, 세째는 앓는 기간이 길어서 한번 감염되면 2, 3주 고생하게 된다는 점이다.
유행성각막염의 증상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눈꼽이 별로 끼지 않으면서 눈물이 많이 난다는 점이다. 이것은 일반 안질인 세균성 결막염과 구별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이다.
감염이 되면 눈물이 심하게 나고 눈에 다른 물질이 들어간 것 같이 몹시 가려우면서 한쪽 눈에 심한 결막충혈이 초래된다. 눈두덩은 보통 붓기 마련.
이때 귀 앞쪽과 턱밑을 만져보면 임파선이 부어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햇빛을 보기 힘들고 눈이 부셔 크게 고통을 겪는다. 더욱이 각막에까지 염증이 파급, 각막염을 일으키면 시력장애로 환자는 괴로움을 겪는다.
나타나는 증상이 너무 뚜렷하고 고통이 심하기 때문에 환자는 흔히 제멋대로 안약을 사용하기 쉽다. 그러나 이처럼 위험한 일은 없다.
왜냐하면 시판되는 안약에는 대부분이 「스테로이드」가 들어있어 이를 사용하는 경우 병의 경과가 오히려 연장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다른 합병증을 초래하는 예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행성 각결막염 때 안약남용은 절대금물이다.
유행성각결막염의 특효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안질은 3, 4주가 경과하면 체내에 면역이 생겨 자연히 낫게되므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고통이 심하기 때문에 환자는 당황하기 쉬우나 곧 전문의를 찾아 치료와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안과에서는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하루 3∼4회 항생제안약을 점안한다.
그리고 증상을 가볍게 하기 위해 눈에 찬물찜질을 한다든지 안대나 색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유행성각결막염의 감염력은 무섭도록 강하기 때문에 이 안질이 유행하는 지역에서는 특히 예방에 주의해야한다.
감염력은 발병 후 1주때 가장 강해서 자기의 다른 쪽 눈은 물론 가족·직장동료·학교 친구 등 심지어는 치료하는 의사에게까지 감염된다.
감염 우려가 있을 때는 흐르는 수도 물로 손을 깨끗이 씻은 후 75% 「알콜」로 닦도록. 수건은 따로 쓰도록 한다.
음식점이나 다방 등에서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는 것은 위험하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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