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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분석에 의한 건강「가이드」(10) 밀가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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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식량의 부족을 보충하고 동시에 쌀보다 우수한 영양을 섭취하자는 취지의 분식 장려 운동이 흔히 『우리도 분식만 하면 서구인의 체격을 따라갈 수 있다』는 단순한 사고 방식을 소비자들에게 주입시키는 경향이 짙다. 실제로 밀가루에는 쌀에 포함된 것보다 여러 가지 영양소가 더 많이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치 한국인의 체격이 국수나 빵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서구인이나 전후의 일본인에 뒤지는 것으로 인식시키는 것은 식생활 개선 운동의「캐치·프레이즈」로 그다지 바람직한 것은 못 된다.
밀가루 음식도 쌀과 마찬가지로 육류·생선·야채 등을 넣어 조리하거나 함께 곁들여 먹어야 합리적인 영양 섭취가 가능하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밀가루의 영양가를 보면 1백g중에 단백질이 11·2g, 지방이 1·4g, 탄수화물이 74·6g이다.
밀가루가 쌀에 비해 부족한 성분은 수분과 탄수화물의 2종류이며 특히 인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함량이 1백g 당 4·7g 많은 것이 장점이다.
그밖에도 회분·칼슘·인·철분 등 무기질도 쌀에 비해 많이 함유돼 있으며 「비타민」B종류 역시 제분 과정에 첨가시키기 때문에 쌀보다는 우세한 편이다.
또 밀가루는 산성 식품으로 위산 과다증이 있는 사람은 밀가루 음식을 소화하는데 힘이 든다.
밀가루의 품질은 보통 단백질의 질과 함유량에 따라 나뉜다. 단백질의 함유량에 따라 강력분과 박력분으로 구별할 수 있는데 시중에는 강력분과 박력분 사이에 준강력분, 중력분으로 세분된 밀가루가 나와 있다.
이는 「이스트」와 같은 효모로 발효시켜 빵을 제조할 때의 적합성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강력분은 비교적 많은 양의 단백질을 갖고 있는 밀가루다. 강력분으로 빵을 구우면 탄력성 있는 「글루텐」 때문에 겉모양이 일정하고 반들반들한 빵이 되며 반죽할 때 박력분보다는 물이 더 필요하게 된다. 이에 비해 박력분은 강력분에 비해 적은 양의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탄력성이 적고 흡수성이 낮다.
우리 나라에서 생산되는 밀가루는 거의가 외국에서 들여온 밀을 빻은 것인데 도입한 밀의 종류는 4종이 넘는다. 밀가루의 성분은 밀의 종류와 정제한 정도 그리고 정제 절차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밀의 질에 따라 밀가루의 질이 좌우된다는 것과 정제하는 횟수와 방법에 따라 밀의 껍질과 눈 (맥아) 이 제거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러 번 정제해 희고 깨끗이 빻은 밀가루일수록 배아가 떨어져 나갔으므로 단백질의 함유량이 적으나 빵을 만드는데는 단백질을 다량 포함한 덜 정제된 밀가루 보다 우수하다.
밀가루가 함유하고 있는 함수탄소는 「스타치」, 여러가지 형태의 당분, 「셀루로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밀기울에 많은 「셀루로즈」는 제분 과정에서 거의 다 제거돼 버린다. 또 밀가루에는 「비타민·B」 군이 포함되어 있으나 「비타민」 C는 밀에 싹이 나 있지 않는 한 전혀 함유되어 있지 않다.
그밖에도 밀 눈에는 「비타민」 E와, 인체에서「비타민」 A로 환원 될「캐로틴」이 포함되었으나 필수 「비타민」과 무기질을 결여하고 있어 2차 대전 후 미국에서부터 여러 번 정제 된 밀가루에 「비타민」과 무기질을 첨가시키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밀가루는 저장 기간이 조금만 길어도 쉽게 부패하고 벌레가 생기기 때문에 부패하지 않도록 습기 차지 않은 곳에 조심해서 관리해야 한다. <정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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