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재촉…겨울 문턱에|오늘 입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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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8일은 입동-. 겨울이 문턱에 성큼 다가섰다. 낙엽이 지고 추수가 끝나면 가을도 문을 닫고 동장군의 그림자가 차츰 나타나기 시작, 주부들은 김장 등 겨울 채비로 일손이 바빠진다. 올해 따라 기상의 변화가 잦아 10월에 벌써 초겨울을 실감케 한 추위가 닥쳐 예년보다 겨울이 앞당겨지는 듯 했으나 입동 전후의 기상 개황을 보면 11월말께나 겨울인양 싶어질 것이라고 중앙관상대는 예보, 김장철도 예년과 비슷하게 될듯하다.
관상대는 11월로 예년보다 기온이 2∼3도씩 높아 비교적 포근한 날씨에 예년엔 26일쯤에 서울 지방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21일에 첫눈이 내렸으나 현재 기상 예보로는 이보다 더 늦게 첫눈과 영하가 예상돼 김장철은 하순쯤이 적기가 되리라고 내다봤다.
8일 서울 지방의 최저 기온이 3도8분으로 평년보다 1도4분이 높았고 최고 기온은 13도로 예상되나 9일에는 서울·중부·충청·영동 지방에 비가 내리겠으나 기온은 서울 지방이 최저 12도이고 각 지방의 기온도 평년 보다 4, 5도씩 높은 분포를 나타낼 것이라고.
월동 기간의 식량으로 꼽히는 김장이 올해는 작년보다 18%쯤 싼값으로 될 것 같다. 8일 농림부의 집계에 따르면 전국 3천2백만 인구를 대상으로 한 김장 수급량은 무·배추·젓·마늘·고추 등을 합해 모두 1백4만8천t인데 올해 생산량은 1백36만3천t으로 31만5천t이 남는 김장 풍작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작년 2천원 하던 무 한접 (1백개·중품)이 현재 8백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배추 한접 (중품)에 작년 5천5백원 하던 것이 3천원에 팔리고 있다.
김장 비용은 5인 가족의 경우 4개월을 김장 기간으로 잡고 작년에 1만2천6백60원이 들었는데 올해는 1만7백원으로 추산되어 작년보다 18%쯤 싼값에 김장을 담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농림부는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마늘·고추·소금 등 양념 값은 작년보다 80%∼1백%씩이나 뛰어 올랐다.
마늘은 한접에 작년 8백원이던 것이 현재 1천2백원, 소금은 20ℓ당 작년 3백원이던 것이 6백원으로 각각 뛰어 올랐다.
나날이 오르기만 하고 있는 생필품 가격에 비해 김장값이 올해 떨어진 이유는 ①서울을 비롯, 부산·대구 등 대도시인은 과거에는 11월15일부터 다음해 3월31일까지 4개월 반이 김장기가 2개월쯤으로 단축되고 있으며 ②고속도로 개통으로 항시 지방 반입 수송이 편리하며 ③김장에 알맞은 올해 기후로 풍작이 된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올해 김장을 담그기에는 이달 하순쯤이 가장 최적기라고 중앙관상대는 내다보고 있는데 평균 기온이 김장은 섭씨 10도 이하로 내려가 약간 추워진 다음에 담글 것을 권하고 있다.
현재 김장값이 약간 싸지만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김장 시장의 몰지각한 상인들이 반입이 잘 안 된다는 핑계로 가격을 조작할 염려가 있는데 마늘·고추·소금 그리고 젓갈 등 비교적 올해 가격이 비싼 양념 등은 미리 사놓아 상인들의 농간에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당국은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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