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담은 타피스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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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세득화백은 대폭의「타피스리」작품을 제작해 전시회를 마련하였다.(7일까지 신세계화랑)외국작가의 작품으론 소개된 바 있으나, 우리나라 작가의 본격적인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몇몇 미술가들이더러「타피스리」란 이름으로 발표한 것들이 다소 있지만 대체로 수예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보가로서 만이 아니라 벽화와 실내장식 분야에서 수월찮게일해온 이씨는 그런 장식에 대한 관심에서 이번「타피스리」를 손대게 된 것으로 보인다.
길이나 폭이 2∼3척이나되는 이들 작품은 역시 벽장식을 의식하면서「디자인」된 것들이다. 백제전의 회상화우이나 산수경·귀면와혹은 고분 벽화에 나오는 산의 표현을 그대로 응용한 작품들이 더욱 그러하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화백은 「디자인」과 제품정리작업만을 맡아 해냈고, 직조는 일본의 주강직물. 그래서 지난 10월중순 대만에서 먼저전시희를 가진뒤 국내전을 가진 것이다.
포에 각색 모사를 심는 직조기는 일본지허의 수제품이기 때문에 보급에는 제한이 있을 것 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점은 색조와 용성이겠고 특히 뒤처리의 가위질을 통해 입체감을 살린것은 매우 효과적인 표현방법이다.
중세 「드라마」의 궁전미술로서 발달한 「타피스리」 근대에 이르러 쇠퇴했으나 최근 다시 차가운 현대건축과 관련하여 각광받기 시작했다. 즉 이씨가 우리나라 고유의「모티브」를 의장화한 것은 새로운 수출산업으로서의 전망마저 엿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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