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 증가 20% 되게 여신공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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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남덕우 재무부장관은 4일 IMF와 약정한 연말 국내여신한도(1조1천3백억원)를 다소 「오버」하는 한이 있더라도 통화량이 20%내외 증가되도록 국내여신을 계속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남 장관은 이러한 우리정부의 안정계획 운영은 IMF총회에 갔을 때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히고 해외부문의 통화환수로 국내여신의 증가와 통화량의 증가가 괴리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9월 말 현재 국내여신은 l조1천1백9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3%가 증가했으나 통화량은 작년 말에 비해 11.8%가 늘어난 데 불과하다.
그는 6일에 내한 할 IMF협의단이 우리 나라가 6·28환율인상조치를 단행한 점과 이에 따른 국내경제 사정의 변화를 충분히 알고있기 때문에 새로운 환율인상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남 장관은 부동산투기억제 폐지문제가 금융기관의 불량채권 정리촉진과 경기후퇴의 보정적 대책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재무부로서는 투기억제세가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로 공평세제를 기하기 위한 것이고 소득분배의 불균형을 시정하는 장치로서도 필요한 것이므로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폐지안을 낼 것인지를 신중히 고려하고있다고 말했다.

<해설>
남 재무가 밝힌 연말까지의 안정계획운영방침은 국내여신한도를 고수하는 것보다 유동성에 바탕을 둔 통화량공급에 더 역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9월까지의 통화지표가 국내여신이 2천1백3억원이나 늘어나 작년 말 보다 23%가 증가했음에도 외환부문의 통화환수, 외화여신 증가 등으로 통화량은 작년 말보다 3백61억원이 늘어나 그 증가율이 11.8%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이 추세가 계속되면 앞으로 11, 12월 두 달 동안의 국내여신한도여유가 환율인상에 따른 외화여신의 명목증가 1백95억원을 제외하더라도 2백34억원에 불과하여 한도자체로는 10월까지의 월 평균 여신증가액 2백30억(외화여신 명목증가제외)대비 한 달 공급분에 그치게 되고 유동성핍박에 따른 자금난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이 때문에 재무부는 국내여신한도를 초과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해 IMF의 양해를 얻어 통화량을 연율 20%내외로, 즉 9월 이후에 2백50억원 이상을 늘려 시중유동성 사정을 완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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