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상품은 공해도 높다|미 생물학교수 배리·커머너 박사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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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새로운 상품개발과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서고있는 미국에서는 기계문명이 초래하게될 공해의 위험을 지적하는 학자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워싱턴 대학생물학 교수이며 환경문제전문가인 「배리·커머너」박사가 그의 신저 「더·클로징·서클」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기존의 생산방식을 인간에게 조화되도록 변혁시키지 않는 한 인간은 멀지 않아 생존의 위기를 맞게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2차 대전 이후 미국에서의 개인기업들은 이윤이 높은 상품이라면 공해를 생각하지 앓고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고 밝히고 비누보다 합성세제를 생산함으로써 비누업자들은 1947년의 31%에 비해 67년에는 54%의 이득을 올릴 수 있었으나 합성세제는 인체에 치명적으로 해로운 수은으로 변하는 염소를 원료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사용한 뒤에도 쉽게 용해되지 않고 음료수나 옷·그릇 등을 오염시키게 된다고 말했다.
합성세제와 더불어 인체에 직결된 공해를 끼치는 것으로서 농산물에 쓰이는 질소비료를 들 수 있다. 미국 농촌만큼 효율적인 농사를 짓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여러 가지 근대적인 기술이 도입되었고 농부의 수입도 증가했으나 질소비료는 강물과 시냇물을 오염시켰고 살충제는 벌레만 죽일 뿐 아니라 가축과 인체도 위협하게 되었다.
「커머너」박사는 또 일리노이 주의 「디케이터」에서는 인근 농촌의 영향으로 수원이 질소로 오염되었다고 밝히고 일리노이 대학의 「에이브러햄·겔퍼린」박사의 연구를 인용하여 질소비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4, 5, 6월에 여자유아의 사망률이 질소사용량이 가장 적은 8,9,10월에 비해 2배나 높았다고 보고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질소비료에 의한 수원의 오염현상이 밝혀졌고 미국뿐 아니라 독일과 이스라엘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공해현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플라스틱 용기, 합성섬유, 대형차량에서도 심각할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커머너」박사에 의하면 유리그릇, 자연섬유, 작은 자동차는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보다 훨씬 적게 환경을 오염시키지만 기업가들에게는 플라스틱, 큰 자동차, 합성섬유가 더 큰 이윤을 주고있다고 밝히고 공해가 없는 음식·의복·자동차를 구입하게 된다면 미국인은 훨씬 많은 돈을 지급해야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러나 공해로 더럽혀진 옷을 세탁하는 비용, 호수에서 수영하는 대신 수영클럽에 가입하는 비용과 같이 공해 속에 사는 현재도 많은 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한 「커머너」박사는 공해해결을 위한 다음과 같은 개선책을 제시했다. 즉 상품생산·사용·배포에 있어 환경분석 담당관을 둘 것과 항구적인 대책으로는 모든 생산체계를 인간생활에 조화되도록 고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화학섬유를 자연섬유로 바꾸고 유해약품을 쓰지 않고 농사를 효율적으로 짓는 방법을 고안하고 공장의 배설물이 공기나 물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과학기술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산업구조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는데는 미국 전 투자액의 4분의1인 6천억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한 「커머너」박사는 현재의 오염된 환경을 개선하는데도 수천억이 들것이므로 앞으로 오는 25년 이상 매년 4백억 달러정도를 투입해야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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