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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가 육완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2일·13일 국립극장에서 제5회 무용발표회를 갖는 육완순 교수는 이대무용실에서 하루 7시간 이상의 맹연습을 하고있다.
『새벽 4시면 연습하러 학교에 나오곤 해요. 단군기원 등 다섯 작품을 춤추게될 이번 발표회는 저로서는 특별한 시도이므로 아주 귀중한 경험이 될 거예요.』
지금까지는 자신이 안무에서 음악효과, 의상, 무대장치까지를 모두 감독했었으나 이번에는 안무이외의 모든 것에서 손을 떼고 그 방면의 대가들과 함께 종합예술로 가는 길을 걸어봤다고 그는 말한다.
우선 춤의 대본이 된 서사시「단군 탄생을 이대 이남덕 교수가 써주었고, 그들은 지난2년 동안 의견을 주고받으며 단군신화의 연구를 해왔다. 음악작곡은 박영희씨, 의상 디자인은 김점애, 미술은 장종선씨가 담당했는데 이들이 모두 단군신화의 바른 이해를 위해 함께 연구에 참가해왔다. 63년 안익태 작곡의「논개」로 첫 발표회를 가진 이래 66년「예수부활」, 67년 「우주발달사」, 69년「T·S·엘리어트」의 황무지 등으로 발표회를 열어온 육씨는 이번 발표회에서 이 교수와의 결합에 가장 큰 의미를 느낀다면서 많은 시인과 작가들이 무용 시에 관심을 가져 이런 시도가 계속 이루어지기를 바라고있다.
『69년 봄의 제의발표회를 보신 이남덕 교수께서 단군신화를 한번 다루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해오셨었는데 저는 정말 기뻐하며 이일에 착수했어요. 단군이 태백산줄기를 타고 내려오셨다는 전설을 따라 설악산을 이 교수와 함께 들어갔다 나왔다하며 단군의 이해에 노력했었지요. 저는 단군의 어머니 웅녀로 춤추게 되는데 곰이 새로운 생명을 얻어 인간으로 화하기 위해 치르는 진통에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새로운 생명력의 창조에 진통이 따른다는 건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생에서도 마찬가지죠.』
「단군」이외에 춤출 작품은「비발디」「포미·제임스」의 무용곡과 흑인영가, 그리고 황병기씨의「숲」등 4작품이다.
56년 이대체육과를 졸업하고 도미, 일리노이주립대학과 「마사·그라함」무용학교에서 현대무용을 공부하고 돌아온 육씨는 서울대교수 이상만씨의 부인. <장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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