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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민의 독서경향과 사회·문화와의 관계|미 사회학자「스티븐·로젠」박사의 20연간 자료분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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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켄트시(미 오하이오주)이성형 통신원】현대미국의 독서경향은 미국사회문화와 어떤 관계를 갖고있는가? 사회학자 「스티븐·로젠」박사는 1950년부터 70년까지 20년 동안의 미국출판계의 각종 데이터를 분석, 미 국민의 독서경향과 미국 사회문화와의 상호관계를 밝혔다. 「로젠」박사는 그의 보고서에서 60년대 미국출판계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사회학·경제학·역사·문학 관계서적 출판의 급격한 증가라고 지적했다.
1950년 이후 매년 출판된 신간·구간서적들을 제목별로 분류 조사한 이 보고서는 전 인구의 약8%인 1천5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해마다 최소 한 권 이상의 신간서적들을 구입하기 때문에 신간서적의 분류와 그 판매상황을 통해 현대미국사회의 문화적 배경과 미국인들의 가치관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분석 중 가장 흥미 있는 결과의 하나는 50년대 말기부터 60년대 초기에 걸쳐 도서의 발행이 급격히 증가하고 특히 과학서적은 도표상 거의 수직상승에 가까운 발행증가를 보인 사실이다.
이러한 원인은 1957년 소련이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 우주경쟁에서 미국을 앞섰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인들은 우주경쟁에서의 패배원인이 과학지식의 부족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돼 우선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을 길러야한다는 경향을 갖게됐으며 이는 비단 과학분야뿐만 아니라 역사·공학·예술·종교등 각분야의 도서발행에도 급작스런 증가를 가져다준 것이다.
50년부터 58년까지는 모든 분야에서 신간도서의 발행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지만 58년부터 64년까지 6년간 통계는 과학도서가 2.7배, 역사2배, 종교2.2배, 예술 2배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우주경쟁이 미국사회를 일변시켰고 또 이 사회변화는 독서경향에 가장 잘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60년대 중반기에 접어들면서 과학기술분야의 신간서 발행은 줄어들고 사회·경제·문학·역사관계 도서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는 2차대전이후의 신세대가 주된 독서 층을 이루면서 이들의 관심이 사회문제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이들 전후세대의 사회·정치관과 행동주의는 60년대 중반기이후 미국의 독서 계에 두 가지 유형을 가져왔다.
첫째는 중가 일로에 있는 사회·경제·역사·고전문학·철학·심리학도서의 독서 군으로 전후세대 중심의 이 독서 층은 휴머니즘·자유주의·독립주의·행동주의·좌익문제 등에 주된 관심을 두고있다.
둘째는 법률·과학·종교·공학·현대문학 등의 독서 군으로 중산층과 보수주의자·소수의 권력층들이 주된 독서 층이다. 이들은 이성과 양심, 안정된 생활, 실용주의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독서 층을 대상으로 한 도서발행은 별로 증가하지 않고 어떤 분야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끝으로「로젠」박사는 70년대에는 현재의 전후세대들이 20대중반기에 들어, 독서 층의 평균연령이 25세정도가 되고 이들이 필연적으로 안정과 정착을 찾게 될 것이므로 사회·경제·역사·고전문학 등의 도서발행은 줄어들고 과학·공학·법률·종교·사업 관계 책의 출판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곧 미 국민의 독서경향이 사회문화에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사회상황과 문화의 변화가 출판문화의 변화를 가져다 주고있는 것임을 밝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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