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생계용·가정용 보편화 … 일시 단종 유예는 해결책 못 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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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호 10면

다마스의 운명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앞서 나온 티코와 함께 경차 시대를 열었지만 작은 차는 대접받지 못했다.

갈 길 먼 한국의 경차 문화

 1992년 가을엔 판매 촉진을 위해 티코와 함께 영국을 출발해 프랑스·폴란드·러시아·몽골·중국을 횡단하는 2만km 유라시아 대장정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다마스를 운전했던 성우 배한성씨는 “원정대 4명의 짐을 싣기 위해 적재 공간이 넉넉한 다마스가 함께 갔다”고 말했다. 시베리아 빙판에서 차가 넘어지는 바람에 차를 들어서 세우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대장정 후에도 차량 판매는 크게 늘지 않았다고 한다.

 시베리아까지 다녀왔지만 안전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바람만 불면 차선 하나만큼 차가 움직인다더라” “차가 뒤집혔다더라” 하는 말도 있다. 하지만 김필수 교수는 “가격 대비 이만한 차가 없다. 아주 잘 만든 차”라고 호평했다. 직접 운전하는 차주들 역시 “차의 용도가 시내의 좁은 길을 다니는 것이라 아무 문제 없다”며 “단종과 관련해 효율성은 무시되고 안전성만 부각하는 것 같아 아쉽다”는 입장이다.

 2007년 초에는 다마스·라보의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강화된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준을 충족시킨 신차가 나오기까지 1년3개월이 걸렸다. 이런 우여곡절은 국내 자동차 문화와도 관련이 깊다. 김필수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경상용차가 보편화된 일본에선 이런 차가 100만 대는 팔린다. 생계형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많이 탄다. 계속 신차가 나오고 첨단 시스템이 들어간다. 우리는 용도 자체가 달라 시장이 작다. 그러니 한국GM에 강제할 수도 없고, 서민 경제도 고려해야 한다. 1~2년 단종이 유예된다 해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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