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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문리대 오히려 승격시켜야|고영복<서울대 문리대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대학교는 아카데미·플랜이라 하여 일대학제 개혁안을 발표하였는데 아직 이 안은 서울대학교의 전체의사는 아니다. 구태여 따진다면 총장의 제안이라고 보아야 욺을 것이다. 이 안에는 중앙집권적 통제를 강화하는 얽힘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서울대학교의 전통을 인위적으로 말살하는 무리를 감행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군데군데 현실타협의 흔적도 엿보인다.
문리대를 해체하여 교양학부화한 것이라든지, 직할학제란 군색한 편제를 고안한 것이라든지, 사범대학을 실과위주로 개편한 것 등은 전혀 납득이 안가는 일이다. 그리고 학무회의는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꾸며져 있고 기타 옥상 옥의 복합 기구를 도입하여 위는 굵고 밑은 엷은 새로운 관료조직을 안출해내어 통치에만 편하도록 되어있다. 서울대는 현재까지 임명제 총장 밑에서도 그래도 단과대학의 자율성은 지켜져 왔었고 단과대학의 전통이 바로 서울대학교의 긍지이자 상징이었다. 그러므로 단과대학의 자치기구가 강화되어야 하고 본부기구는 사무처리에 그치는 체제로 환원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복잡한 기구가 문제가 아니라 교수회의 기능이 강화되고 총·학장의 선임권만 가지고 있으면 족하다고 본다.
사범대학은 폐지하고 교육대학원의 1년 코스를 거쳐 정교사자격을 취득케 하고 행정대학원은 폐지하여 행정학과를 학부과정에 소속시켜야하며 도시개발이나 환경개발, 그리고 사회사업학과 등은 통합하여 사회개발 대학을 별도로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교양과 정부는 그대로 존속시키면서 전 서울대생을 1년간 학사교육 및 전공학과 선택을 지도하고 체육학과와 가정학과는 이에 학부과정으로 소속시키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문리대를 해체하기보다는 오히려 기초과학계를 수리학부·생물학부·어문학부·인문과부·사회과학부 등으로 분류하여 대학수준으로 승격시키고 문리과대학 강이 수석부총장이 되도록 해서기타 실과계 대학을 관할하는 부총장 하나만을 마로 둠으로써 문리대의 기능을 보장하는 것이 좋을듯하다고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줄 아나 대학자치의 기본 난 위는 전서울대학교가 아니라 학과 내지 대학이어야 한다는 기본 전제는 꼭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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