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차 「유엔」총회의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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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26차 「유엔」총회가 금 21일부터 「뉴요크」의 「유엔」본부에서 개막된다. 해마다 9월의 제3 화요일에 개막되는 정기 연례 「유엔」총회는 의장 선출→의제 확정→각국의 정책연설→의제 토의의 순서로 약 3개월간 계속된다.
이번 총회에서 만일 중공을 비롯해서 새로 독립한 「부탄」·「바레인」·「카타르」 등이 가입하면 「유엔」 회원국은 총 1백 31개국에 달한다. 이는 「유엔」이 창설됐을 당시의 51개국에 비하면 무려 2·6배나 되는 회원국이 이 국제평화기구의 기치아래 뭉치게 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금차 총회에서의 의제는 예년과 비슷한 1백여개에 달한다고 알려지고 있으나 올해의 중요의제로서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전세계의 관심사인 중국의 대표권 문제, 「우·탄트」 「유엔」사무총장의 후임 선출 문제, 그리고 중동, 군축, 인·「파」문제, 한국문제 등을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역시 중국 대표권 문제로 집약된다할 것이다. 그리고 작금의 정세로 보아서는 중공에 「유엔」의석과 안보리 상임이사국 석을 주라는 이른바 「복합 대표제」가 통과될 것은 거의 틀림없는 일로 보이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자유중국 축출안으로서 미국을 비롯한 자유제국은 이 결의안에 관한 한 그것을 「중요사항」으로 지정하여 3분의 2이상의 다수찬성으로써 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이 안의 귀추가 가장 큰 주목을 끌고 있다할 것이다.
중공은 자유중국이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유엔」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한 절대로 「유엔」에 들어가지 않을 것을 이미 천명한바 있다. 만약에 자유중국 축출안이 중요사항으로 지정될 경우 중공은 그의 가입안이 통과되어도 선뜻 「유엔」에 들어올 것 같지 않으나 이는 중공 자신에 달려있는 문제라고 하겠다.
그러나 결국 중공이 「유엔」에 가입된다는 것은 거의 틀림이 없으며, 「유엔」은 중공가입과 더불어 바야흐로 일대 격변을 맞이하는 것으로 보아야할 것이다.
「유엔」의 분포세력 이동은 물론 주요문제에 걸친 중공의 영향력은 확대될 것이며, 「유엔」 안보리에서의 거부권 행사를 비롯해 중공의 비협조적 행위와 방해공작이 치열한 것을, 예상하면 「유엔」의 전도는 바야흐로 먹구름이 깃들이고 있다고 보겠다.
수년래 「유엔」총회개막과 함께 해마다 그 약체성이 논의되기도 했다. 특히 「유엔」의 평화적 기능에 대해 무력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다 중공이 가입되면 그 경향은 더욱 농후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그들의 「유엔」가입이 「유엔」에서의 한국문제 토의에 큰 위협으로 등장할 것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괴에 밀착하고 있는 중공이 북괴를 대변하면서 온갖 책동을 다할 것이라는 것은 내다보기에 어렵지 않은 것이다.
김 외무는 예년보다 빨리 「유엔」에 향발하여 한국문제에 대한 공산 측 공세의 근원적인 봉쇄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공의 가입과 『「유엔」가입의 보편성 원칙』등은 앞으로 한국의 시련을 더 크게 할 것이며 반드시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된다고는 볼 수 없다.
이중에서도 현금 대두되고 있는 분단국가 동시 「유엔」가입론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문제는 당면해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하겠다. 그럴수록 한국은 「유엔」대책에 관한 비상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으며 휘몰아치는 국제정세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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