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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북평행선언으로 난국에|해빙 기류속에 난색하는 미의 친국부 단체「백만인안」|볼티모·선지=일본특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중공의 「유엔」가입이 금년이나 내년쯤엔 실현될 것이라는 추측들이 나도는 요즈음 대만의 중화민국정부는 사상최대의 난국에 처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도 대북 거리엘 나서면 빨간 바탕에 흰 글씨로 『중공비적 「유엔」가입 결사반대』라고한 깃발이 펄럭이고 있음을 본다.
그리고 대북에있는 「프레지던트·호텔」의 「난실」이란델 가보면 은발의 미국 할머니들이 아직도 중국은 상해나 광동이나 북평에 있는게 아니라 대만의 대북이나 금문도에 건재하다는듯이 몰려와 기세를 올리고 한다. 그뿐인가, 미국의 저명한 반공여류인사 「프리더·어틀러」는 「닉슨」대통령의 새로운대중공정책이 지난날의 숫한 잘못을 되풀이 하는 것이라고 통렬히비난한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모두가 미국재야의 친국부 압력단체인 「백만인위원회」가 벌이고있는 역풍의일단이다.
50년대냉전상황의 산물로 태어나 20년가까이 중공의 국제무대진을 봉쇄하는데 무시못할 영향력을 발휘해온 미국의 보수가 70년대 해빙기를맞아 끈질긴 반격을가하는 가운데에서도 「백만인위원회」의 입김이가장 집요하고 완강하다는 것이다.
「백만인위원회」의 원명은 『중공의「유엔」가입을 저지하기위한 백만인위원회』.
1953년의 한국동난직후『중공「유엔」가입반대 백만인서명운동을위한위원회』가 모태이다.
이듬해엔 다시 「백만인의위원회」란 이름으로 재출범, 반중공·친국부룰고수하는「차이나·로비」의총본산으로서, 단순한 중공「유엔」가입반대에서 더 나아가 「승인반대」와기타 중공의 지위를 높여줄 만한 일체의 움직임을 반대하겠다는 항구적「캠페인」단체로 굳어갔다.
미국정계의 우익을 대표할 만한 당시의지도급인사「놀랜드」·「브리저스」상원의원·「월터·저드」하원의원등이 선봉을 서고, 65년까지만해도 상하원의 과반수룰 점하는 3백12명의 의원들이 이에 동조해 막강한 세력을 과시했다.
의장 「저드」씨는 중공정권수립직후부터 「차이나·로비」에 전심전력하다가 62년의 낙선에도 불구하고 이안에 종사하는 「초지일관파」.
「미국재향군인회연맹」과 「미해군종군군인회」라는 두원외보수단체의지원을 받으면서 「험프리」, 「재비트」의원같은이도 끌어들여 50년대「매타디」선풍을 타고서 맹위를 떨치던 「백만인위원회」도 해빙기류가흐르기 시작하고부터는 고개를 숙이기 시작, 요즈음엔「휴·스코트」,「콜레멘트·자브로스키」의원등이운영을 맡고있다.
지금도 「워싱턴」에 자리잡은 동위원회의 사무실벽에는 철저한 보수주의자로서 흑인민권운동과 평화공존에 등을 돌리는「베리·골드워터」의원부처의 초상과 「로널드·리건」의 전기광고문이 붙어있어 보수색을 과시하고있다.
사무국장으로있는 「리·에드워드」씨가 기염을토하는 바에의하면 금년 「유엔」총회를 앞둔 서명운동에서도 이미 40만명의 인원을동원했으며 가을에 가서는 이숫자가 백만명을 훨씬 능가할것이라고한다.
이 기염이야 어떻든, 이들은 지난번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벌였던 중공문제공청회의 자유주의적 경향에 대해서도 여간 못마땅 해하지않는다. 『그건 일방적인 견해에 치우친 불공평한 토의였다.』
그래서 7월12일엔 다시 이들의 대변자인 보수파의 「타워」, 「더먼드」상원의원을 동원,반중공적인주장을 펴게 했다.
그러나최근 「차이나·로비스트」들을 가장 분격시키는 일은 종전까지 이들의「챔피언」으로 일관하던 「닉슨」의 애심(?)이라 하겠다.
『미국은 중국대표권문제에있어 2중대표제를 꾀할것이 아니라 계속중요사항지정방식을 밀고나가야한다. 미국이 그렇게만되면 작년에 기권했던 나라들이 올해엔 「알바니아」안반대d의 입장으로 돌아설 것이다. 그런데도 「닉슨」행정부는 이를위한 득표활동을 하지않고있다. 「닉슨」은 72년선거에 백만표를잃고 들어가는셈』이라고 그들은 핏대를 올리는것이다.
지난6월21일자 「워싱턴·포스트」지에는 「저드」의장이「닉슨」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장을 전면광고로실리고 『당신은 당신을 포함한 5명의 역대대통령이 보유해온 미국의 빛나는 정책을 고수해주기 바란다』는 으름장(?)을 놓기도했다.
그러나 작년까지만 해도 「뉴요크·타임스」지에 실린 동일한 내용의 공개장이 「백만인위원회」의 지지자로서 꼽은 역대대통령의 하나속에 의젓이 끼여있던 「닉슨」대통령이 이들의 으름장에 보낸 대답은 극적인 것이었다.
『내년5월안에 중공을 방문하겠다는』「닉슨」대통령의 북평행 선언으로 「백만인위원회」는 이제 「홀러간 옛노래」가 되게 생겼다.
그러나 장총통과 모택동이 국공합작시절에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을 게재한 「타임」지가 검열관의난도질을 당한채 팔리고 있는 대만의 중화민국에서만은 아직도 「백만인위원회」를 지지하는 미국의할머니 관광객들이 『대만을 제쳐놓고서는 중국이란게 또 있을수없다』는 관념을 고취받으며 금문교의요새를 구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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