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은 대중에의 침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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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학생의 사회 참여에 대해선 별 이의가 없지만 그 방법론에서는 교수나 학생이 다같이 고심하고 있는 과제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에 따라 이제 학생운동도 다시 가늠해봐야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적 요청에서 한국학사연합회가 마련한 10일∼12일 3일간의 대학생 「리더쉽·숍]은 대학 내지 국가적 관심사를 대학생 나름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국 31개 대학에서 1백50여명의 학생운동 지도자들이 참석한 이 모임은 교수와 학생들의 토론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초빙강연은 『70년대의 「이슈」』(김영국·서울대 문리대) 『동북아의 국제정세』(양흥모·중앙일보논설위원) 『공해와 대학생의 사회참여』(오계칠·서강대, 서광선·이대) 그리고 학생운동의 문젯점』(고영복·서울대문리대) 등이다.
이 자리에서 신인현씨(TSCF사무총장)는 대학생의 사회참여가 대중침투로 이루어질 것을 주장했다. 즉 『학생연동의 한계는 학생이란 특수 신분 때문에 「대중과 더불어」라는 기본 자세가 필수적 조건이다.
어떤 운동이든지 대중의 힘이 있어야만 성공시킬 수 있다. 따라서 학생운동은 문제를 지닌 대중 사회 속에 침투하여 그 문제를 분석·연구·종합하고 대중으로 하여금 문제 의식을 갖게 함으로써 스스로 해결하는 「리더」를 구성하게 해야 한다. 이 조직이 곧 힘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그는 초년대 의학생연동을 학생들의 이상 실현의 노력, 현실적 학문의 자세, 변화가 심한 사회에서의 문제의식의, 발현 등 구체화하는 작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구체화의 방법에는 소극적 방법(성토, 의사의 문자화, 외침)과 적극적 방법(직접 문제에 뛰어든다. 「데모」, 대중에의 침투)이 있는데 70대의 학생운동은 「대중에의 침투」운동으로 집중되어야 하리라는 주장이다.
여기서 학생 등은 문제 지역의 하나로 대학사회를 맨 먼저 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길은 없느냐고 물었는데 김천홍군(서울대 교양과정부1)은 교수를 조직화하여 학생이 생각하는 대학 개혁 실현의 가능성을 찾자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수를 불신하고 교수에게 우리는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학생의 정의감과 교수의 지혜의 결합을 언젠가는 이루어져야 할 아쉬움으로 남겼다.
고영복 교수는 오늘의 학생운동이 정치의 벽, 기함 세대라는 벽, 국제적 흐름의 압력에서 오는 벽 등 학생운동을 가로막고 있는 벽들에 부딪쳐 있다고 전제하고 앞으로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생운동의 양상도 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립군(인하공대조선3)은 학생과 교수가 이상적 일체감으로 학원의 자율성을 쟁취하고, 앞에 놓인 벽을 뚫어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교수들의 교육자적 자세를 촉구했다.
한편 학생들은 지금까지의 즉흥적인 학생운동을 좀더 효과적인 운동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산발적이었던 것을 조직화해야 되겠다는 데 대체로 뜻을 모았다. 그래서 이념 부재 행동 철학의 빈곤, 정책과 전략의 미숙을 극복하고 새로운 차원이 학생운동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한국학사연합회 위원장 양국주군(연대·철3)은 초년대 학생운동의 지향점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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