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 쇄신 주장… 이색 데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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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4일 상오6시30분쯤 서울 중구 태평로1가 국회의사당 앞길에서 세 남매를 데리고 상경한 이종철씨(41·노동·부산시 전포동34)가 길에서 잡은 택시를 점거, 차안에 석유를 뿌린 뒤 보충 수업 폐지와 접도 구역 제도 해제 등을 요구하며 약1시간30분 동안 농성하다가 이날 상오8시쯤 경찰과 격투 끝에 검거됐다.
이씨는 이날 새벽 부산에서 맏딸 순자양(가명·16·부산T여고1년) 맏아들 온식군(가명·14·중2년) 차남 재식군(가명·13·중1년)등 세 남매와 함께 열차 편으로 상경, 국민대학 앞까지 걸어갔다가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서울 영2-9382호 모범「택시」(운전사 구대환·43·칠성「피아트」소속)를 타고 국회의사당으로 가자고 운전사에게 말했다.
택시가 국회의사당 앞에 멈추자 이씨는 운전사 구씨에게 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국무총리 등 요로에 보내는 진정서 4통을 내주며 『국회의사당에 전해 달라』고 운전사를 내 보낸 뒤 『사유 규정 제한 말고 접도 구역 해제하라』 『보충 수업 폐지하여 신풍 운동 추진하라』 『30시간 안에 진정 회신 없으면 현지에서 자폭한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미리 준비했던 창호지를 택시 앞뒤 유리창과 양쪽 옆문에 1장씩 붙인 뒤, 운전대 옆자리에 장남을, 뒷자리 오른쪽에서부터 이씨와 두 남매가 나란히 앉아 고개를 무릎에 파묻고 있다가 유리창을 부수고 덮친 경찰 기동대에 의해 차에서 끌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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