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문화가 있는 청송 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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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 청송은 산야가 온통 붉다. 절정을 맞은 단풍 덕이지만 한창 무르익은 사과 때문이기도 하다. 청송 어디를 가나 빨갛게 익은 사과를 주렁주렁 단 사과 밭을 흔히 볼 수 있다. 주왕산 단풍 산행 중에 한 입 베어 먹은 사과는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4 수확을 앞둬 빨갛게 여문 청송사과

청송사과가 맛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사과는 단풍처럼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아야 당분이 쌓이는 법이다. 청송군은 일교차가 평균 13.4도, 일조시간은 4~11월까지 1500시간이 넘어 사과 재배 최적지로 꼽힌다. 올해는 태풍 피해도 보지 않아 더욱 단단히 사과가 여물었다. 서리 내리는 11월 초엔 당분과 과즙이 많은 1등급 사과가 수확된다. 때마침 청송사과축제(054-873-3686)가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청송 사과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명품 사과도 먹어보고, 각종 문화행사도 즐길 수 있다.

5 계곡가든의 닭백숙 6 송소고택에서는 숙박 외에 전통차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청송군은 물 좋기로도 이름난 고장이다. 달기약수·신촌약수 등 철분이 많아 위장병·피부병에 좋은 약수가 동네마다 샘솟는다. 이 약수로 끓여낸 닭 요리는 청송의 대표 음식 중 하나다. 진보면 계곡가든(054-872-2266)에 가면 신촌약수를 하루 이상 숙성시켜 맛을 낸 닭백숙을 맛볼 수 있다. 녹두와 약수가 어우러져 육수에 녹색 빛깔이 도는 게 특이한데, 느끼하지 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닭백숙 1만원.

산행 뒤에 온천욕만한 것도 없다. 한나절 꼬박 걸리는 절골 종주를 마치고 나면 온몸이 뻐근하게 마련이다. 그러면 청송군청 인근의 솔기온천(054-874-7000)을 추천한다. 알칼리 성분이 많아 신경통·근육통에 좋은 데다 워낙 물이 매끄러워 다음날까지 부드러운 촉감이 남아 있다. 6000원.

덕촌민속마을의 송소고택(054-874-6556)은 청송이 낳은 고택 체험의 명소다. 청송 심씨 가문에서 1880년(고종 17년) 지은 99칸 규모의 한옥으로, 고택 체험이 가능하다. TV도 침대도 없지만, 옛 운치 즐기며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5만~20만원.

백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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