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No 1 보스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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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타율 0.688, 2홈런 을 기록한 오티즈가 MVP를 받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보스턴 USA투데이=뉴시스]

‘빨간 양말’ 보스턴 레드삭스가 통산 여덟 번째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 챔피언에 올랐다.

 보스턴은 3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제109회 WS 6차전 홈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6-1로 이겼다. WS 4승(2패)을 먼저 챙긴 보스턴은 지난 10년간 세 차례나 WS 우승을 차지하며 21세기 메이저리그 최강 팀임을 입증했다.

 보스턴은 1918년 이후 95년 만에 펜웨이파크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열성적인 보스턴 팬들은 개인 거래 사이트에서 300달러(약 32만원)인 외야석 입장권을 1100달러(약 120만원)에 사고팔았다. 입장권 평균 거래가격은 1860달러(약 200만원)였고 내야석 맨 앞자리 표는 2만4000달러(약 2500만원)까지 치솟았다.

 홈 팬들 앞에서 보스턴의 화끈한 타격이 불꽃처럼 터졌다. 3회 말 선두 자코비 엘스버리가 우전안타, 데이비드 오티즈가 고의사구로 진루한 뒤 자니 곰스가 몸맞는공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셰인 빅토리노가 세인트루이스 선발 마이클 와카로부터 펜웨이파크 왼쪽 담장인 ‘그린 몬스터’를 때리는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렸다. 빅토리노는 킹콩처럼 가슴을 치며 포효했다.

 보스턴은 3-0으로 앞선 4회 말 선두타자 스테판 드루가 와카로부터 우월 홈런을 때려내며 압박을 계속했다. 포스트시즌에서 4연승을 달리던 신인 와카는 3과3분의2이닝 동안 5피안타·4볼넷·6실점으로 무너졌다. 4회 3점을 추가한 보스턴은 6-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보스턴 선발 존 랙키는 6과3분의2이닝 동안 안타 9개, 볼넷 1개를 내줬지만 1실점으로 막았다. 일본인 투수 우에하라 고지는 6-1로 앞선 9회 초 등판, 1이닝을 무안타로 막고 WS 우승을 마무리했다. 우에하라는 WS에서 세이브 2개를 비롯해 포스트시즌에서 세이브 7개를 기록했다. 보스턴의 간판타자 오티즈는 WS 6경기에서 타율 0.688, 2홈런, 6타점, 출루율 0.750, 장타율 1.188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918년 보스턴은 WS 1·4차전 승리투수였던 베이브 루스를 앞세워 시카고 컵스를 4승2패로 꺾었다. WS 다섯 번째 정상을 차지한 보스턴은 1920년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했고, 루스는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홈런타자가 됐다. 루스를 잃은 보스턴은 무려 86년 동안 WS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른바 ‘밤비노(베이브의 이탈리아어)의 저주’였다. 보스턴이 2004년 오랜 저주를 깼을 때 제물이 세인트루이스였다. 보스턴은 5년 후인 2009년엔 콜로라도 로키스를 꺾고 다시 WS 챔피언에 올랐다. 당시 두 번은 모두 원정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한 반면 2013년 우승 파티는 홈 팬들 앞에서 했다.

 세인트루이스는 3차전까지 2승1패로 앞섰지만 12번째 WS 우승에 실패했다.

LA중앙일보=봉화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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