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장 분위기 인상 깊어 일·중 임원 "기행문에 쓸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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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첫날게임 불합격선 한국 공수 모두 불안>
한국은 대회 첫날 필리핀에 2-0으로 이기긴 했지만 불안한 출범이었기 때문에 「팬」들의 실망은 크다.
선발로 나온 유백만의 불안한 피칭은 에이스인 김호중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약세일 수밖에 없으나 타선의 부진과 수비진의 불안은 아시아 정상을 노린다는 한국 팀으로서는 불합격선.
김동률·박영길·김응룡 등 중심타자들이 그리 위력도 없은 필리핀의 가밀라, 팔마에게 각각 4타수1안타의 빈공을 기록하는 등 우리 타자들의 안타는 모두 5개에 그쳤다.
여기에 수비력도 불안, 황성록과 김우열로 엮어진 우중간에서 수비선수들이 두 번이나 아슬아슬하게 충돌을 피하는가 하면 2루수 강태정은 대쉬가 늦어 「더블 플레이」를 성공시킬 수 있는 「찬스」를 잃기도 했다.

<정중동 속 전력 탐색 경기 평도 사양하고>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가 열린 첫날 각 팀의 감독과 코치 등 임원들은 서로가 상대방 팀의 전력을 탐색하느라고 조용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경기 후의 관전평을 들어보면 모두가 함구무인. 필리핀의 파라레야스 감독 등 각국의 임원들은 한국 팀에 대해 고작 『수비가 좋은 것 같다』고만 촌평.

<중·호전서 안타 터져 「팬 」들의 관심 끌어>
첫날 첫 경기로 벌어진 한국-필리핀의 경기는 시공 맥빠진 느낌을 주었는데 비해 중국-호주의 경기는 처음부터 안타가 마구 터져 박력있게 진행돼 팬들의 관심을 더욱 끌었다.
특히 동양 체질의 중국선수와 서구인에 속하는 호주선수들은 모양부터가 좋은 대조를 이루었는데 호쾌한 타력을 보여준 호주의 선전에 팬들은 예상 밖의 기대를 거는 듯.

<배재중고 합창 인기 각국 선수 감명 받아>
각 팀의 선수 및 임원들은 한결같이 운동장 시설이 손색이 없다고 칭찬하고 특히 배재중·고 2천여 학생이 들려준 대 합창단의 노래와 보디·섹션에 큰 감명을 받았다.
일본·자유중국 등 일부 임원들은 일찌기 이러한 일이 없었다며 귀국 후에 쓸 기행문에 가장 인상깊은 대목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감탄을 연발.

<"짜야"외치며 응원 중국 기강고 럭비팀>
이날 본부 지정석에는 특히 내한원정을 끝낸 중국의 기강고 「럭비·팀」선수들이 질서정연하게 앉아 중국-호주의 경기를 보며 분발하라는 뜻인 『짜야, 짜야』를 외쳤다.
한편 용산공고학생 약 40여명이 3루 스탠드에서 호주팀을 자기 팀 이상으로 열렬히 응원해 한때 관중들에게 얼떨떨한 느낌을 줬다.
용산공고는 지난 65년이래 「쿨롬보」계획에 따라 호주로부터 기계시설 58만 「달러」어치나 원조를 받아 이 보답으로 응원하게 된 것.
이 응원단은 호주 팀의 별명인 「업·더·캥거스」(Up The Kangas)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25명의 브라스·밴드에 맞춰 응원했다.

<홍일점의 사무국장 비의 파큐아 여사>
아시아 스포츠 단체중 유일한 여자 사무국장이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를 계기로 내하, 눈길을 모으고 있다.
국적이 필리핀인 레티·파큐아 여사(60)은 현재 아시아 야구 연맹의 사무국장직을 6년 동안이나 맡아 우리 나라에도 두어 번 온 일이 있다.
「파큐아」여사는 「필리핀」야구의 창시자로불리는 고「파큐아」씨의 딸로 부친의 뒤를 이어 「필리핀」야구발전에 헌신하고있다.
「파큐아」여사는 「마닐라」에 있는 「내셔널·유니버시티」의 이사장 직을 맡고 있는데 손자만도 29명이나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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