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의와 이해의 2주「캐나다」고교생 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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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낯선 나라 건축공사장에서 정지작업을 하는 한편 민박으로 동양의 생활양식을 체험하는 등 고되지만 보람찼던 2주일간의 일정을 마친 「캐나다」남녀고등학생32명은 귀국을 하루 앞둔 1일 중앙일보 연수실에서 활동평가회 겸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여름방학을 이용, 「존·워시」신부와 교포의사 김경강 여사의 인솔로 지난 19일 방한하여 그 동안 한국고등학생 집에 한 사람씩 들어가 이곳 생활 풍습대로 지내면서 특히 23일부터 27일까지 4일 동안에는 서울 마포에 있는 한국구화학교 증축 교지정지공사장에서 땀을 흘렸다.
상오9시부터 하오5시30분까지의 고된 삽과 곡괭이 질에도 불구하고 입을 모아 보람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하는 이들의 간담회는 건강함과 진지함으로 충만했다.
우선 이들이 한국인에게서 받은 인상은 특히 협동정신과 친절성이라는 것. 「캐나다」에서는 사춘기에만 이르면 자녀들과 부모와의 일치감은 찾을 수 없으나 한국인은 비록 경제적으로는 「캐나다」만큼 윤택하지 못하지만 우애와 협동심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몹시 부러워했다.
비록 생활양식이 달라 음식·언어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불편한 점도 처음에는 많았으나 한국인의 친절과 이해심으로 자기 집과 똑같은 기분을 갖게 됐다고 한다.
푸른색·붉은색·분홍색 등 3가지 색깔의 반소매 제복에 『한·「캐나다」문화재단』이란 동그란 「마크」를 소매에 부착한 이들 젊은이들의 한국을 알고자하는 욕망은 매우 큰 듯, 2주일동안의 체한기간은 한국을 알기에는 너무 짧다고 아쉬워하며 거의 전원이 다음 기회에 꼭 한국에 다시 오겠다고 희망하고 있다. 『배크파이요(배고파요)』『싸릉해이요(사랑해요)』등 어색한 억양의 한국말이지만 저마다 한국어실력(?)을 자랑하는가 하면 『정말로 사랑해…』등의 한국노래도 불러 보이며 특히 『예이, 예이』등 후렴부분에서는 모두가 목청껏 불러 한국에서의 마지막날을 아쉬워했다.
한편 단장 「워시」신부는 이번 방한으로 얻은 것이 매우 많지만 인간적인 면에서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은 단원이 몇명 있었고, 한국문화를 피상적으로 훑어보는 등 몇 가지 실패한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방한을 바탕으로 한국과 「캐나다」의 교류에 힘써야겠다고 말하고 다음해 여름에는·한국학생 15명을 「캐나다」에 초청, 한국·「캐나다」학생교류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남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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