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문들은 가판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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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미국=주요 조간신문들은 밤사이에 여러번 판을 갈기는 하지만 발행일 전날 저녁에 인쇄해 가판점에서 판매하는 경우는 없고 초판을 보기 위해 신문사에 홍보관계자들이 모이지도 않는다.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의 경우 자정 전에 초판 인쇄를 시작하고 그 직후 주요 기사를 인터넷에 띄운다. 하지만 이를 보고 백악관이나 정부 부처 등에서 기사를 고쳐달라, 빼달라 등의 이야기를 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 신문 관계자들의 말이다. 정부 공보실도 신문을 사전에 체크하지 않는다. 보도의 책임은 신문사가 지기 때문이다.

◇일본=아사히(朝日).요미우리(讀賣).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등 조석간을 발행하는 전국지의 경우 저녁에 발행하는 가판은 없다. 따라서 정부기관이 신문을 미리 체크하는 일도 없다. 대신 다음날 조간을 보고 문제가 있으면 법적 대응을 한다. 조간의 경우 신문사에 따라 오후 6~8시쯤 첫판을 찍고 최종판은 다음날 오전 1시~1시30분쯤 발행하는데 어느 판이든 배달과 판매는 다음날에 한다.

◇독일=유력 조간들은 저녁 가판을 내지 않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대도시에서 지역지와 대중지가 가판을 내기도 한다. 베를린 지역 신문인 타게스슈피겔이나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 등과, 대부분의 신문을 가판점에서 파는 빌트지 등 대중지들은 발행일 전날 밤에 초판을 찍어 술집같은 곳을 돌며 판매하기도 한다. 가판 신문을 놓고 정부 부처나 기업 홍보실에서 기사를 빼달라거나 항의한 사례는 없다.

◇프랑스=신문을 정기구독하는 사람이 적고 가판대에서 사보는 게 일반적이다. 르피가로와 리베라시옹의 경우 지방 운송을 위해 오후 10시쯤 초판을 마감하며 자정 무렵 샹젤리제 등 번화가의 일부 신문 판매대에서 판다. 그러나 주고객은 일반 독자들이고 정부나 기업 홍보실 관계자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신문을 사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워싱턴.뉴욕.도쿄.베를린.파리=이효준.심상복.오대영.유재식.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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