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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도 모르는 벼락…고령공무원정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비위 고령공무원의 정리가 서울시에서도 하나하나 착수되고 있다. 서울시의 비위·고령공무원 정리는 잡음이 없도록 자진 사표 제출이라는 고단위 방법을 택해 한꺼번에 단행하는 것이 아니라 3일∼5일간씩의 기간을 두고 한명, 한명씩을 양탁식 시장이 직접 불러 설득, 자진해 사표를 내도록 하고 있다. 상당한 고위층으로부터 양 시장이 직접 통고를 받아 자진 사표 제출케 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시의 비위·고령공무원정리는 부시장단을 비롯한 시간부들도 아무도 모르고 시장자신도 그때그때 상당한 고위층으로부터 통보를 받는 대로 지적 당한 인물을 사퇴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관급을 비롯한 각 과장급들은 이러한 비밀지령식 언사방침에 전전긍긍, 자신이 언제 당하게될지 몰라 불안해 하고있다.
지난 1일자로 현직국장급 1명이 신병을 이유로 사표를 제출한데이어 대기 발령되어 있던 박유식씨가 정식 사표를 냈으며 녹지과장, 운수 제1과장 등이 각각 10일자로 사표를 냈고 광주대단지사업소장(서기관급)도 12일자로 사표를 냈다. 따라서 지금까지 사표를 제출한 공무원은 이사관급 2명, 서기관급3명이다.
서울시 고위간부에 의하면 앞으로 비위·고령공무원 정리에 해당되는 인원은 이사관급, 특히 구청장 가운데에서 1명과 서기관급에서 3명∼4명이 자진 사표제출의 형식으로 물러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지난 7월 국장급인사 이동을 한데이어 과장급 인사이동을 곧 단행하려 했으나 신설되는 9개 구청의 부청장제와 수도사업소장, 8개 출장소장 그리고 4개 수원지소장의 서기관급 직위승급안이 정부에서 결정 안되어 지금까지 미루어 오고있었다.
국가공무원 「티·오」로 될 9개 구청의 부청장제 신설안은 현재 법제처에서 국무총리에게 보고만 끝나면 차관회의에 올리기로 되어있으며 차관회의에서 다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양시장은 애당초 무려 28명에 해당되는 직위승급이 결정되면 28명의 사무관을 서울시청사상 처음으로 대거 발탁 승진시키는 영광 속에 서기관급 비위공무원을 정리할 계획이었으나 직위승급이 늦어져 할 수 없이 고위층의 통보에 따라 고육지계로 비위·고령공무원 정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청장제 신설은 늦어도 20일까지 매듭짓고 수도사업소장과 수원지소장 그리고 8개 출장소정은 지방공무원이기 때문에 국무총리의 최종 승인으로 서울시 조례를 개정, 오는 25일쯤에는 승진되는 28명의 서기관급을 비롯, 사무관급 등 1백여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인사이동이 있을 예정이다.
비밀지령식 비위·고령공무원정리에 대해 각 국장들과 과장들은 『공무원 20년 이상에 환멸을 느꼈다』고 말하면서 『공직에 대한 근속표창은 못줄 망정, 나쁜 짓을 했다고 쫓겨나가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 정말 억울하기 짝이 없다』고 수근대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제1차 비위· 고령공무원정리대상은 무혐의 했거나 또는 조사 등이 중단되었든 간에 과거잡음이 있거나 사직 또는 감찰기관의 조사를 받은 사실이 있는 사람은 일단 전부 정리대상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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