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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증하는 와서 수입| 분야별추세와 그 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외국의 문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한국에 있어서는 외국도서의 수입이 해마다 늘어만 가고 있다. 초년 한해동안 한국에 들어온 외국도서의 수입액은 2백33만 「달러」로68년의1백24만「달러」보다 두배 정도 늘었고 69년의 1백40만「달러」보다는 90만「달러」가 늘어났다. 수출도 계속 늘고 있기는 하지만 연간 10만 「달러」를 상회하는 정도여서 수입에 비하면 20대1의 역조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따른 외국도서의수요가 늘어가고 있음에도 양서의 수입은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 반면 자금회전이 빠르다는 일서의 수입은 계속 늘어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상공부는 도서수입에 있어서 일본지역에서 들어오는 도서를 수입제한품목에서 해제, 문공부의 사전 추천 제를 없앴다가 세관의 사후검열만으로는 어렵다는 등 물의를 일으키자 다시 며칠만에 환원시키기도 했다.
70년도에 들어온 일본도서는 모두 1백2만「달러」로 전체수입액의 반정도가 되지만 일본도서가 양서보다 값이 싸기 때문에 양으로 따지면 전체의 60∼70%를 차지하고있는 셈이다.
수입서적의 내용을 보면 운에 있어서는 워낙 범위가 넓은 사회과학서가 단연 많아 70%정도 차지하지만 액수에 있어서는 사회과학서가 값이 싸고 자연과학서가 비싸기 때문에 자연과학서가 60%정도 차지하고있다.
도서수입에 있어서 항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수입절차가 까다로와 공급이 수요를 따르기 힘든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도서의 수출입이 잡화 속에 들어가 잡화와 같은 수출입 절차를 거치게 되어있는 것이다.
최근 학계에서는 공산권연구에 관한 서적의 요구가 많지만 까다로운 검열 등으로 실수입업자가 미리 꺼려 시사성이 있는 서적은 취급하지 않으려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
도서수입은 시급을 요하지만 통관까지는 최소한 2개월이 걸려야 하므로 대학교재 등에 있어서는 그 동안 국내에서 복사한 해적판이 헐값에 나돌아 업자들의 의욕을 꺾기도 한다.
50년대에는 정부가 문학진흥정책으로 도서수입에 특혜를 주어 속자들이 환율보다 싸게 양서를 구입할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연불 수입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외국과는 달리 세관에서는 수입된 외서의 반품을 인정하지 않고 판수가 바뀌는데 따른 교환도 일체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적극 장려하고있는 수출에 있어서도 절차가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다.
한 권의 책이라도 수출하려면 우선 도서출판 윤리 위의 심의를 거쳐 문공부의 추천을 받아야하고 다시 은행창구를 거쳐 통관절차를 밟고 국제우체국의 소포로 발송하게 되어있다.
일단 책으로 나온 것에 대해 문공부와 윤리 위의 추천제도도 중복되지만 특히 까다로운 것은 세관의 통관수속으로 액수가 적은 도서수출은 통관사들이 맡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빨리 수출해야 할 책이 통관절차에 묶여있는 동안 기증형식으로 나간 책이 상품화돼 물을 흐리고 있다고 도서수출입 업자들은 말한다. 또 여기에는 연구기관에서 자료교환으로 보낸 책이 상품화될 때도 있다는 것이다.
기중 형식으로는 붓수를 많이 내보내지는 못하지만 이러한 책들이 현지에서 싼값에 팔리기 때문에 정상적 도서수출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한 10권 정도의 수출에는 통관비가 책값보다 비싸 수출업자도 기증형식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이러한 실질상의 수출 때문에 정확한 도서 수출액은 파악할 수가 없는 것이다.
도서 수출 대상 국은 일본이대부분을 차지하고있고 미국·영국·서독·월남·「멕시코」 등 각국에 조금씩은 다 수출되고 있다. 도서의 내용은 국학관계도서가 가장 많고 다음이 경제·문학서 등이다. 최근에는 국학관계 도서의 영인본 등이 많이 나와 수출도 계속 활발해질 전망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도서 수출입 업자는 범문, 범한, 동남도서 등 많이 있지만 수출업자는 고려도서무역 한곳뿐이다. 이것은 한국에 있어서 도서 수출이 아직도 기업으로 수지가 맞을 만큼 활발하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외국의 발전된 문화를 수입하고 한국의 문화를 해외에 소개하는 도서의 수출입이 국가장래에 미치는 커다란 영향을 생각할 때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아쉬울 뿐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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