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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중공방문 한국엔 플러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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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요크=김영희 특파원】미국 대부분의 극동 및 중공문제전문가 들은 한국이 「닉슨」미 대통령의 중공방문과 미·중공관계 정상화의 결과로 잃을 것은 없다고 전망하고있다. 전 극동문제담당 국무차관보이며 중공문제 전문가인 「로저·힐즈맨」씨는 본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닉슨」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정치적 화해를 추구하더라도 이에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극동의 정치적 분위기개선으로 한국은 오히려 어떤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편 중공과 북괴가 가장 호전적이고 반미공산국가라는 사실에 비추어, 북괴는 『반제』동맹인 중공을 잃지 않을까 하는 초조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보았다.
「힐즈맨」씨는 미·중공의 접근속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닉슨」이 어떤 부류의 정치가였던가를 고려할 때 「닉슨」이 그러한 모험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매우 조급하고 심지어 위험한 것이라고 별고 했다.
그러나 그는 근본적으로는 「닉슨」 대통령의 중공방문을 찬성한다고 말하고 「닉슨」대통령의 북평 방문은 중공의 「유엔」가입, 월남전, 「인도차이나」 정세전반, 극동평화 등 여러 중대문제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점쳤다.
「힐즈맨」씨는 한편 「닉슨」대통령이 「베트콩」의 7개항 평화안을 수락하지 않은데 비판적이었다.
주은래는 중공이 「베트콩」평화안을 강력히 지지할 뿐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개선도 월맹 및 「베트콩」을 희생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이곳 「업저버」들은 주의 이 발언을 월남전과 미·중공관계 문제를 연관시키려는 「제스처」로 해석하고 있다. 「닉슨」대통령의 중공방문의 결과가 실패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것도 바로 이런 해석 때문이다.
한편 「컬럼비아」 대학교수이며 저명한 중공문제전문가인 「마이클·옥슨버그」씨는 북괴가 가장 강력한 맹방이며 반미동맹인 중공을 잃을 것이라는 결론에 찬성하려들지 않았다. 그는 이러한 전망을 점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 일뿐 아니라 중공은 아직 미국의 우방이 아님을 지적했다. 「옥슨버그」교수도 한국의 장래 입장에 대해서는 「힐즈맨」씨와 대체로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그는 역시 본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이 대만 개입을 포기할 경우 한국은 「닉슨」대통령의 「외교혁명」에 대해 마땅히 우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힐즈맨」씨와 마찬가지로 극동에서의 긴장완화는 한국으로 하여금 막대한 국방비를 경제건설로 전환할 수 있는 유리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은 앞날을 내다봤다.
그는 「닉슨」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닉슨」 행정부의 전반적 추이를 돌이켜 볼 때 전혀 급격한 변화가 아니라고 평하는 한편 중공의 대미미소의 요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첫째, 중공은 처음으로 「유엔」가입에 필요한 단순과반수 지지를 획득했고. 둘째, 소련이 과거와 비교할 때 대 중공 적대 태도를 누그러뜨렸고. 셋째, 문화혁명 이후 북평 정권은 중공인민이 이념적으로 무장됐고 따라서 서방세계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확신을 갖게 됐으며. 넷째, 다른 인물보다는 비교적 실용주의적이고 합리주의적인 주은래가 문혁 후의 당권개편으로 실권을 강화했으며 끝으로, 경제와 정치면에 걸친 일본영향력의 성장 등.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힐즈맨」 과 「옥슨버그」는 모두 「닉슨」대통령이 북평에 갈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아직도 남아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점이다. 그들은 「아이젠하워」전대통령이 「모스크바」방문 직전, 계획을 취소하게 됐던 경위를 지적하고 「닉슨」의 북평방문에도 월남전과 대만문제가 결정적인 장애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전문가는 「닉슨」대통령의 중공방문이 그의 재선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인지에는 의견을 달리하여 「옥슨버그」교수는 긍정, 「힐즈맨」씨는 부정했다.
「힐즈맨」씨는 「제임즈·레스턴」 「뉴요크·타임즈」사 부사장이 지난1월 본 특파원에게 말한바와 같이, 오는 대통령선거의 열쇠는 경제정책이지 외교정책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위의 가정을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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