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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상륙 간첩 1명 자수-KAL승무원말 녹음 간첩교육에 이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난 6월 1일 남해에서 해·공군 합동작전으로 격침된 대형간첩선을 타고 전남 해남에 상륙했던 북괴노동당 소속 거물급 무장간첩 성락오(48·전남 광산출신)가 지난 6월 14일 자수, 15일 상오 대 간첩대책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성락오는 연고지인 전남지역에 침투하기 위해 북괴 제40「노트」 쾌속정으로 17명의 무장호송원과 함께 남파, 중공 산동반도 석도만에서 급유·경비·급식을 받음으로써 중공이 대남 간첩의 기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과 평양 대동강변에 「초대소」라는 이름의 간첩양성소를 많이 갖추어 운전사·이발사·관상가·한의사·지관 등 전문기술을 습득시키고 KAL기 승무원으로 납북된 조종사 최석만씨, 「스튜어디스」 성경희양 등이 남한실정을 말한 녹음 테이프를 간첩교육에 쓰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판건식 (평화시) 타건식(전쟁시) 두개의 무전기와 미화 7천 달러 권총 1정 수류탄 등 1백여 점의 공작품을 갖고 남파된 성은 전남 해남에 상륙한 뒤 광주시청 김 모과장을 포섭하려다가 김 과장의 자수권고와 처형된 줄 알았던 재남 가족 (처, 장남 및 성의 아우)이 건재하다는 소식을 듣고 자수했다고 말했다.
조선대공학부출신인 성은 9·28 수복 때 월북, 북괴 교통성에 근무하다 평양철도건설사업소 부기사장을 지내고 노동당에 소환, 65년부터 6년간 밀봉교육을 받고 남파, 전남지역지하세력확대와 미군철수에 따르는 각종 군사첩보를 수집하라는 지령을 받고 지난 5월 27일 남포를 출발, 산동반도를 거쳐 해남에 침투했다는 것이다.
성은 특히 해남에 상륙한 뒤 영산포까지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4일간 여관에 투숙, 나주·송정리 등을 전전, 「택지」로 광주까지 갔던 14일 동안 아무런 검문·검색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은 북괴는 해상 및 지상침투가 어려워지자 중공기지를 통한 해상침투와 항공기에 의한 낙하산 공중침투 등으로 무장간첩의 남파를 꾀하고 있다고 말하고 북괴는 최근 2백30만 남녀학생을 「청년근위대」라는 명칭으로 무장, 중학교이상은 무기고를 설치, 방학동안에는 야외군사정기훈련 등을 실시하고 71년 3월부터 대량징집을 실시, 전쟁준비에 광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을 해남에 상륙시키고 돌아가던 대형간첩선은 17명의 무장호송원과 함께 6월 1일 남해에서 격침됐고 우리공군 C-46 기도 추락, 8명의 승무원이 전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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