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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문의 1년 새 10분의 1 이하로 급감 … 업체마다 생존전략 강화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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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호 20면

빠르게 증가하던 편의점 창업이 주춤하고 있다.

편의점 창업은 제자리걸음

지난달 말 현재 전국의 편의점 수는 2만4978개(추정치)로 지난해 말(2만4559개)과 큰 차이가 없다. 2012년에만 3338개의 편의점 점포가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25일 “우리 회사의 경우 지난해 한 달 평균 800~900건의 개점 문의가 들어왔지만 올해엔 창업자들의 문의 건수가 그 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부업으로 편의점 창업을 계획했던 진성호(39)씨는 최근 다른 업종을 알아보는 중이다. 진씨는 “편의점 운영이 체력적으로 많이 부담이 되는 데다 이미 시장이 포화돼 창업 시기를 놓쳤다는 조언이 많았다”고 말했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최근 자체 분석을 통해 “편의점 점포 수가 이미 포화됨에 따라 업계 내 점유율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요 편의점 업체들의 경쟁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점포 수를 늘려 매출 규모를 키우는 양적 경쟁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질적 경쟁으로 바뀌는 추세다.

주요 경쟁 무기는 편의점들이 자사 브랜드를 입혀 파는 PB상품(자체 브랜드 상품)이다. PB제품 개발에 가장 공을 들이는 업체는 세븐일레븐이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이 회사의 PB샘물인 ‘PB깊은산속옹달샘물’(500mL 500원·2L 900원)은 올 들어 지난해보다 매출이 51.7% 늘었다. 600원짜리 ‘PB와라아이스바’는 가격과 품질을 앞세워 매출이 102.3%나 올랐다. 일반 상품(NB)보다 200원가량 저렴한 ‘PB꿀물’(180mL)도 꿀물 음료 중 매출 1위다.

업계 1위인 CU는 PB흰우유 제품군에서 강세다. 이 회사는 최근 우윳값 가격 인상 분위기 속에서도 자사의 흰우유 제품군(200·300·1000mL)의 값을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편의점 업계 내 최저가로 내놓은 1000mL(2000원)의 경우 판매 우유 제품 중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GS25는 가격은 알뜰하면서 양은 푸짐하게 만든 PB제품군인 ‘위대한 시리즈’를 대표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위대한 피자’의 경우 지름 18인치(약 45㎝)짜리 한 판을 6등분해 판매하지만 가격은 1990원에 불과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근 1~2인 가구가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먹거리 제품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CU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도시락(55.2%)과 레토르트 식품(39.4%)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세븐일레븐과 GS25도 도시락 매출이 각각 65.3%와 56.7% 늘었다. 편의점 판매품목 중 도시락을 비롯한 간편식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0%에 달할 정도다.

세븐일레븐 최민호(37) 매니저는 “과거엔 점포별 담배 매출이 40%가량을 차지해 압도적이었지만 최근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먹거리와 생필품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업체마다 신제품 개발에 공을 들이는 만큼 이런 추세는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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