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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울프」여사가 말하는 어린이 도서 선택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를 권장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지만, 어떤 책을 어떻게 읽힐 것인가에 대해서는 모든 부모들이 망설이게 된다. 다음은 미국에서 20년 이상 아동 도서를 분석 평가해온 「앤·G·울프」여사와의 「인터뷰」를 간추린 것이다.
『어린이들은 독서에 재미를 붙이면 붙일수록 다른 일에는 덜 빠지게 된다』고 「울프」 여사는 말하고 있다. 「울프」여사는 현재 정규적으로 아동 도서를 펑가 토론하는 미국 유대인 위원회의 한 계획을 맡고 있는데 이 위원회가 2년마다 발행하는 『백권의 책』이라는 아동 도서 추천 「팸플릿」은 학교 도서관 그리고 대학의 교육학과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지난 2, 3년 동안 미국의 아동 도서는 『오늘날 아이들은 어디에 서 있는가?』하는 문제를 파헤치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으며 아동 도서가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도시 문제·인종 문제·마약·세대차·전쟁과 평화 등의 문제였다고 「울프」여사는 지적한다.
그는 오늘의 아동도서 편집자들은 과거와 같이 명령조가 아니라 어린이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책의 선택 기준에 대해서 「울프」여사는 만약에 잘 쓰여졌지만 재미없는 책과 잘 쓰여지지는 못했지만 재미있는 두 가지 책이 있다면 후자를 택하라고 충고한다. 책은 조금이라도 사고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인간적 측면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하고 『소재와 문장은 연령 수준에 맞아야 하며 품위 있고 고상해야 한다. 그것은 깔끔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때로는 욕지거리도 쓰여질 수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독자에게 품위 있고 점잖다는 개념을 넣어주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세상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는데 아이들이 이것을 올바로 판단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울프」여사는 미사여구로 가득찬 책들이 실상은 알맹이가 별로 없는 책이라고 지적하면서 예술 작품이 책의 가치는 높일지라도 책을 만들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훌륭한 아동 도서 목록에서 자동적으로 제외되는 것은 진부하고 구태의연한 내용으로 가득 찬 책들이다. 그 중에는 진부하더라도 좋은 책이 있기는 하나 실은 오십보 백보이며 이같은 내용은 모두 아이들에게서 사람을 인간으로 보는 눈을 빼앗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에 덧붙여 「울프」여사는 조잡한 문장, 현실성이 없거나 너무나 안이하게 문제가 풀려가는 내용들, 그리고 전개 과정이 명확해서 추리력을 기를 수 없는 구성 등은 이야기가 재미있고 기발한 것이라 할지라도 읽힐 만한 것이 못 된다고 말한다.
좋은 책 중 첫째에 속하는 것은 5세에서 9세까지의 연령을 위한 것으로 간명한 문장과 고운 말, 그리고 1급 미술 작품이 사용된 책들이다.
둘째는 8세∼13세의 아동을 위한 것으로 예술적인 아름다움보다는 강력한 자아 확립을 강조하는 것으로 아동도서의 대부분은 이에 속한다.
셋째는 11세∼16세까지의 어린이를 위한 것인데 인격적·감정적인 문제들과 연애·「데이트」등을 다루기 시작하게된다.
아동의 독서에 대한 애착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울프」여사는 지적한다. 아이들은 천천히 명확하게 그리고 되풀이해서 읽어주는 어머니의 말들을 들음으로써 언어에 대한 판단력이 놀라울 만큼 발달된다고 그는 말하면서 『같은 것을 90번이나 읽어주면 지루하기는 하겠지만 이것이 바로 말에 대한 사랑을 배우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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